바이든, 첫 공식 경선서 압승…트럼프와 '리턴 매치' 성큼(종합)

김현 특파원 2024. 2. 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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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서 95% 이상 득표로 압승
흑인표심 결집 등 이끌어내면서 회의론 불식…트럼프 향한 공세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0.10.22.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컬럼비아<사우스캐롤라이나>=뉴스1) 김현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첫 공식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공식 경선에서 손쉽게 승리함에 따라 향후 경선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직을 확정하는 수순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공화당 경선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올해 대선 레이스는 조기에 두 사람간 '리턴 매치'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40분 현재 95%가 개표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96.2%를 얻어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 후보(2.1%), 딘 필립스 연방하원 의원(1.7%)을 압도적 격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7시23분에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바이든 대통령은 95% 이상의 득표율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할당된 55명 대의원(특정 후보 지지를 서약하지 않은 슈퍼대의원 10명 제외)을 싹쓸이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46개 카운티에서 모두 승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손쉬운 승리", "이번 결과는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압승은 이번 프라이머리가 첫 공식 경선이라는 점이 반영되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표심 등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실시된 사전투표에 5만1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76%가 흑인 유권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집계라 제한적이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95%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흑인 유권자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체 인구 중 26.3%가 흑인 인구이고, 지난 2020년 당시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 중 56%가 흑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2020년 경선 당시엔 흑인 유권자의 64%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최근 흑인 표심 이탈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상이 걸렸지만 이번 결과를 계기로 흑인 표심 결집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2020년 경선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를 기반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은 물론 백악관행(行)에 성공했던 것을 거론, "이제 2024년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은 다시 말하기 시작했고, 저는 여러분이 우리가 대선에서 다시 이기고,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패자로 만드는 경로에 서게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전미 자동차 노조를 찾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2024.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민주당의 첫 공식 경선이다.

민주당은 기존에 아이오와에서 첫 코커스(당원대회)를,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개최해 왔지만, 이들 2개 주 인구의 90% 이상이 백인이라는 점을 들어 인종의 다양성 반영을 위해 첫 경선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변경했다.

그러나뉴햄프셔주 정부는 민주당 결정에 반발해 지난달 23일 프라이머리 개최를 강행해 당시 프라이머리는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에서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이 '기명투표' 캠페인을 펼친 끝에 63.8%를 득표해 필립스 의원(19.7%), 윌리엄슨 후보(4.0%)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도 압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2연승을 달렸고, 향후 경선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직을 확정하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네바다(6일), 미시간(27일) 등에서 경선을 진행한 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은 일각에서 제기돼 온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의미있는 성과가 될 전망이다.

공화당 경선이 여전히 진행 중이긴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미 언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4일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승리를 거둘 경우 내달 5일 슈퍼화요일 이전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올해 대선은 조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 매치'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선 캠프 사무실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동 면에서 2020년보다 더 나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단지 선거운동이 아니라 미션(임무)"이라며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는 오는 4일 그래미 시상식때 낙태권과 관련한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물량 공세도 강화할 예정이다.

TV광고엔 텍사스주에 있는 산부인과 의사가 출연해 자신이 낙태를 위해 주를 떠나야 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같은 법률 제정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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