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日 월드컵 우승 목표라며…아시아 성장 외면하다 철퇴 제대로 맞았다

이성필 기자 2024. 2. 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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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세대교체를 앞세워 투입했던 스즈키 자이온 골키퍼, 이번 대회 내내 불안을 야기했다. ⓒ연합뉴스
▲ 모리야스 하지마 일본 대표팀 감독의 전략적 실수가 있었다는 일본 내 지적이 쏟아졌다. 우에다 아야세는 좌절했다. ⓒ연합뉴스
▲ 모리야스 하지마 일본 대표팀 감독의 전략적 실수가 있었다는 일본 내 지적이 쏟아졌다. 우에다 아야세는 좌절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월드컵과 A매치에서 유럽팀을 연파한 자신감이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아시아 무대는 지나가는 길로 생각한 것일까.

일본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에서 퇴장했다. 알 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1-2로 패했다. 종료 직전 이타쿠라 고가 허용한 페널티킥을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네르바체)가 차 넣으며 승부가 갈렸다.

전, 후반의 상황이 180도 달랐던 일본이다. 전반 시작 후에는 정교한 패스 전개로 힘을 앞세운 이란을 흔들었다. 히데마사 모리타(스포르팅CP)가 개인 역량에 의한 침투로 선제골을 넣는 순간까지는 일본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란의 장점인 힘은 떨어지지 않았다. 양팀의 회복 시간은 거의 비슷했다. 누가 더 집중해 상대 골지역을 향한 도전적인 시도를 이어가느냐가 중요했고 일본보다는 이란이 더 나았다.

심지어 이란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득점왕 출신으로 AC밀란, 인테르 밀란행 이적설이 꺼지지 않고 있는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가 시리아와 16강에서 경고 누적 퇴장으로 결장했다.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 혼자 버텨내야 했지만, 그에게는 빠르고 제공권 좋은 동료들이 버티고 있었다.

후반, 이 힘이 일본을 제대로 눌렀다. 동점골 과정에서는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의 킥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단번에 패스로 모함마드 모헤비(FK로스토프)가 동점골을 넣었다.

수비 문제는 대회 내내 노출됐고 결국 결정적인 순간 독으로 작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란이 띄운 공중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모헤비와 세이야 마이쿠마(세레소 오사카)가 경합했고 떨어진 볼이 이타쿠라와 토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이 서로 바라보다 애매하게 떨어졌다. 이를 스즈키가 잡으러 나오려다 멈칫한 사이 호세인 카나안자데간(페르세폴리스)이 뛰어와 소유하려 했고 이타쿠라가 발로 걸어 넘어트렸다. 마닝(중국)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그대로 자한바크시가 성공하며 경기를 끝냈다.

일본 축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2-1로 완파하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크로아티아와 접전을 벌여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8강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은 물론 최대 소원인 우승까지도 어느 대회에선가는 해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실제 아시안컵 준비 전 지난해 A매치 성과는 대단했다. 독일을 4-1로 완파하고 튀르키예도 4-2로 이기며 유럽에 사진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럽 원정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도 있었다. 월드컵 2차 예선 1, 2차전에서도 약체 미얀마를 5-0, 복병 시리아에 원정에서 5-0으로 이기며 흐름을 잡았다.

그러나 단일 대회인 아시안컵은 달랐다. 수비에 약점을 노출하며 베트남에 4-2로 어렵게 이기더니 활동량과 압박을 앞세운 이라크에 1-2로 졌다. 이 패배에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치명타가 됐다. 인도네시아에 3-1로 이겼지만, 상대 실수가 더 컸다. 난이도가 낮은 상태로 바레인과 16강을 3-1로 이겼지만, 수비력이 탄탄한 이란의 힘을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 내에서는 통렬한 반성이 쏟아졌다.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채널'은 이란전 현장 분석을 통해 '세트피스를 너무 많이 내줬다. 롱볼을 구사하는 이란의 전략에 수비가 버티기는 했지만, 골을 내주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상대 전략에 알고도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수 관리도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후반 22분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호브 알비언),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가 교체로 들어왔지만, 이미 일본 선수단 전체가 지친 모습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이타쿠라가 일찌감치 경고받으며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던 것이 그렇다.

이타쿠라는 대회 직전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재활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한다. 바레인전에서는 왼쪽 다리 타박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지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그를 믿고 넣었다. 이 선택이 독이 됐다는 설명이다.

고정된 선수들로는 북중미 월드컵 8강은 고사하고 아시안컵과 같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나 아즈문처럼 절대적인 개인 능력을 갖춘 선수의 부재나 상황 발생 시 확실한 의사 결정을 내릴 선수가 없다면 소원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냉철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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