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항공권·택배·상품권 소비자 피해 주의하세요”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A씨는 여행사를 통해 인천-도쿄 왕복 항공권을 46만3000원에 구매했지만, 5일 뒤 일정이 변경돼 취소를 요청했다. 여행사는 수수료 12만원을 뺀 34만3000원만 환급해줄 수 있다고 했다.

#B씨는 지인에게 찐 대게를 보내기 위해 택배사에 두 차례 배송을 의뢰했다. 하지만 외부 박스가 파손돼 내용물이 오염됐다. 택배사에 배상을 요구했더니 내부 아이스팩이 터진 거라며 책임질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C씨는 2022년 10월 전자상거래로 구입한 모바일상품권 1만원권 10매를 유효기간인 2023년 10월까지 사용하지 못해 90% 환급을 요구했다. 사업자는 환급이 불가한 상품권이라며 거부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설 명절을 맞아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권, 택배, 상품권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고 4일 밝혔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설 연휴를 전후한 1~2월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사건은 항공권 467건, 상품권 260건, 택배 160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항공권 14.1%, 상품권 19.4%, 택배 17.5%에 달했다.

항공권의 경우 구매 취소 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 위탁수하물 파손, 항공편 지연·결항 등 계약불이행이 대표적인 피해 사례였다. 택배는 물품 파손·훼손 배송 지연·오배송이 주를 이뤘다.

상품권은 유효기관 경과로 인한 사용·환급 거부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가 정한 상품권 유효기간이 지났더라도 상사채권 소멸시효(5년) 이내라면 9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해외여행 계획 시 사전에 여행지의 천재지변 가능성, 사회 이슈 등을 알아보고 항공사·여행사의 취소수수료 등 환급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택배는 명절 전후 수요가 몰려 물품 파손·분실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미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상품권의 경우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현금 구매 시 사기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로 발행된 모바일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짧고 환불이 어려우므로 기간 내에 사용하는 게 좋다.

피해를 입었을 땐 소비자24(모바일 앱·www.consumer.go.kr) 또는 1372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www.ccn.go.kr)를 통해 상담 또는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