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목련 피면 김포는 서울 될 수 있다”…이준석 “무책임한 공약 남발” 비판
1~2개월 내 추진 외치며 민심 잡기
이준석 “한, 총선용 공약 남발” 비판
민주당 “지키지 못할 사기공약” 지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경기 김포를 찾아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개월 이내에 김포가 서울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이다. 지난해 여당에서 발의한 김포·서울 통합특별법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총선 전 주민투표도 불발된 상태다. 당분간 김포의 서울 편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란 의미다. 한 위원장이 당·지방자치단체와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위원장은 일주일 동안 수원, 구리에 이어 김포를 방문하며 수도권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김포에서 열린 ‘김포-서울 통합 염원 시민대회’에 참석해선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되기 전까지는 국민의힘은 김포 등의 서울 편입을, 더불어민주당은 경기 분도를 주장하면서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맞서왔다”면서 “이제 국민의힘은 서울 편입도 경기 분도도 해당 주민의 뜻을 존중해서 모두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목련이 개화하기까지는 2개월 남짓의 시간이 남았다. 김포의 서울 편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김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에서 의원 입법 형태로 ‘김포·서울 통합특별법’(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도 되지 않은 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김포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투표도 총선 전 실시가 무산됐다. 게다가 여당 내에서도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4일 한 위원장의 ‘목련’ 발언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당의 정책이 당내, 그리고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발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썼다. 그는 “한 위원장이 (김포) 서울 편입을 다시 꺼내려면 우선 약속했던 당론 채택부터 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오세훈·유정복·홍준표 등 주요 광역단체장들의 의견부터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의 ‘김포 서울 편입·경기북도 분도 동시 추진’ 공약에 대해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메가서울론자들이 밝힌 범주대로라면 (김포뿐 아니라) 구리·고양·의정부·남양주까지 (서울에) 포함되는데 경기북도에서 그걸 빼면 남는 게 얼마일까 하는 생각에 황당하다”며 “‘둥근 사각형’ 같은 (모순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이 대표가 적극 싸움을 걸며 건건이 부딪히는 양상이다. 지난 1일 국회의원 세비를 중위소득 수준으로 낮추자는 한 위원장 제안에 이 대표가 지난 2일 “대통령·법무부 장관 월급부터 깎자”고 비판하고, 한 위원장이 “싫으면 시집가라는 얘기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이날도 “(한 위원장은) ‘싫으면 시집가’라는 식의 대응보다는 진지하게 이런 정책적 모순에 대해서 답하고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만 이기면 저절로 김포가 서울이 되나. 지키지도 못할 사기 공약을 다시 꺼내 들겠다니 부끄러움도 모르는 행태”라며 “목련꽃이 떨어질 때쯤 국민의힘의 사기 공약도 함께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서울 주변 도시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서울로 만들어주겠다고 현혹하지 말라”며 “이렇게 해서 국민들이 표를 줄 것이라고 여겼다면 파렴치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포 서울 편입은) 법도 통과되고 해야 하는데 어떻게 3~4월에 편입이 되겠나”라며 “(한 위원장이) 그 시기에 김포가 편입된다고 한 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봄이 오면 좋은 진전이 있을 거라는 얘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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