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황금기
"회사가 잘 되는 방법은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많은 회사가 어떤 실수를 해서 망하는지는 알려줄 수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멘토링 세션 때마다 하는 얘기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영업, 기술 개발 등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금 자산과 유동성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회사들은 영업 활동이나 대출, 회사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마련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어떨까? 회사의 지분을 파는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이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다. 부동산 사업의 3대 성공 요소를 'Location, Location, Location'(입지)이라고 하는데, 벤처 사업의 3대 성공 요소는 'Timing, Timing, Timing'(타이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만나며 가장 답답한 순간이 7월이나 12월에 런웨이(보유 현금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가 2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 투자자를 소개해달라는 창업자를 만날 때다. 펀딩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때문에 펀딩도 명절, 연말연시 등 휴가기간의 영향을 받는다. 당연하게 들리는 이 사실을 많은 창업자들이 간과한다.
그렇다면 투자유치 타이밍을 맞추는 황금기는 언제일까. 지금까지 스파크랩이 약 30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리즈 단계를 막론하고 펀딩 기간은 평균 5개월이 걸린다. 3개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하면 이보다 더 길어질 수있다. 평균 펀딩 기간과 휴가·명절을 고려하면 3월~6월, 9월~11월이라는 두 개의 펀딩 황금기가 나온다. 이 기간 투자 검토에서 실사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창업자들은 펀딩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이 시기는 해외 투자를 받을 때도 동일하다. 펀딩의 계절을 간과한 채 휴가철을 낀 엉뚱한 시기에 투자유치를 시작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지부진 늘어지게 되면 그동안 회사의 자금은 말라 버리고 말 것이다. 무엇보다도 창업자들은 투자유치 후에도 3개월의 런웨이를 남겨두고 펀딩해야 한다. 일명 '8개월 법칙'이다. 7월에 투자 집행을 계획하고 있으면 10월까지 버틸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많은 투자자들이 반드시 런웨이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좋은 회사에 싸게 투자하고 싶어한다.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아 기업의 생존이 절박하면 돈을 주는 사람에게 협상의 기회가 넘어간다. 투자유치를 앞두고 런웨이가 짧다는 이유로 투자 조건·기업가치가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이전에 성공적인 투자를 받고 다음 시리즈를 앞둔 창업자들도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투자자들도 창업자들이 제출한 매출 사업계획서를 꼼꼼하게 추적해야 한다. 많은 창업자들이 사업계획서를 너무나 안일하게 생각해 준비 없이 제출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현재의 실적에 기반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창업자들은 정확한 사업계획서를 준비해 투자자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 경영진의 핵심 능력은 사업계획서와 실제 일어난 실적에 대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는데 있다. 치밀한 사업계획서야말로 본인의 비즈니스를 100%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투자자와의 첫 만남 이후 검토가 이뤄지는 기간동안 예상치를 달성할 때 신뢰가 쌓이면서 투자 집행이 계획대로 될 수 있다.
창업자들은 투자유치를 빠르게 마무리 짓고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회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매월 이익을 올리기 전까지 그것은 불가능하다. 즉, 벤처 창업자와 대표이사(CEO)의 주 업무는 '펀드레이징(Fundraising, 자금조달)'이라는 이야기다. 새로운 펀드레이징의 시작은 그 직전 라운드 입금 바로 '다음 날부터'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365일, 24시간 성공적인 펀드레이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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