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동원령 500일 시위' 취재하던 외신 기자 무더기 구금

정지윤 기자 2024. 2. 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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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외신 기자들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CNN과 복수의 러시아 독립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원령 500일을 맞아 열린 집회에서 외신 취재진 등 다수의 남성들이 구금됐다.

이 시위는 2022년 9월21일 내려진 예비군 동원령 500일을 맞아 동원병 아내들의 주도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인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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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령 시위 중 외신 기자 포함해 최소 27명 구금
러시아 "곧 석방할 계획이지만 언론사 대표들은 남겨둘 것"
러시아 경찰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쟁에 동원된 병사들의 귀환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시위대원 한 명을 구금하고 있다. 2024.02.0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에서 시위를 취재하던 외신 기자들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CNN과 복수의 러시아 독립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원령 500일을 맞아 열린 집회에서 외신 취재진 등 다수의 남성들이 구금됐다. 현재 일부는 무혐의로 풀려난 상태다.

이 시위는 2022년 9월21일 내려진 예비군 동원령 500일을 맞아 동원병 아내들의 주도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인근에서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크렘린 성벽에 모인 후 푸틴의 선거본부로 행진했다.

러시아 독립 언론 '소타비전(SOTAvision)'은 텔레그램에 시위 도중 러시아 보안군이 군중 속에서 남성들만 무작위로 낚아채 잡아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당시 현장이 담긴 영상에는 'PRESS'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구금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 독립언론 미디어조나(Mediazona)는 끌려간 사람들 중 콤메르산트(Kommersant) 같은 러시아 언론 소속 기자를 비롯해, 독일 주간지 슈피겔(Spiegel)이나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외신 소속 언론인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감시 단체인 OVD-info에 따르면 최소 20명이 경찰차를 타고 현재 구금된 장소인 키타이-고로드역으로 끌려갔다. 이들을 면회하기 위해 변호사가 파견됐지만 접근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회를 취재하던 또 다른 7명의 언론인은 바스마니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 중에는 일본 TV 채널인 후지TV의 대표 안드레이 자이코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경찰은 "국영 및 외신 언론사 직원들은 곧 석방할 계획"이라면서도 "외국 언론사 대표들은 경찰서에 남겨둘 것"이라 말했다.

러시아는 2022년 '외국 대리인 법(foreign agents law)'에 외국의 지원이나 영향을 받는 개인이나 단체를 포함하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 당국이 언론인을 포함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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