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겨울밤, 바닷물에 무작정 뛰어 들었다…가라앉는 남자 살려낸 소방관 [우리사회 작은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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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한참 짙어지던 2022년 11월의 어느 날 춘천의 한 선상 식당 인근.
"물에 사람이 빠진 것 같다"는 식당 주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한 남성이 물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본 남성 3명이 반사적으로 식사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밤이라 날이 추웠어요. 물에 빠진 남성을 빨리 구조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죠. 평소 수영을 해왔던 터라 물에 들어가는 게 큰 두려움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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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에도 지체 없이 달려가
심정지 남성 심폐소생술 실시
강원도지사 표창, 생명존중대상 수상
동료들과 매년 소아병동에 기부도
“물에 사람이 빠진 것 같다”는 식당 주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한 남성이 물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본 남성 3명이 반사적으로 식사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캄캄한 밤 차가운 물속으로 한 남성이 곧 가라앉을 상황에서 남성 3명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1명은 119 상황실에 전화를, 다른 2명은 식당 주인에게 신분을 밝힌 후 보트를 함께 타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쉬는 날 근처 식당에 모여 저녁을 먹던 반민수 소방장(춘천소방서 소속), 송우근(춘천소방서 소속), 김보현 소방교(특수대응단 소속).
소방관들은 보트를 타고 물에 빠진 남성에게 다가가 건져내려 했지만 상황이 급박해 보이자 김보현 소방교가 물에 뛰어들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밤이라 수심을 가늠하기 어렵고 막연한 공포심에 사로잡힐 법도 했지만 김 소방교는 망설임 없이 구조를 위해 몸을 던졌다.
“밤이라 날이 추웠어요. 물에 빠진 남성을 빨리 구조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죠. 평소 수영을 해왔던 터라 물에 들어가는 게 큰 두려움은 없었어요.”
물이 빠진 남성은 현장에 도착한 보트 한쪽을 간신히 잡고 버텼지만 이내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김 소방교가 서둘러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남성을 보트 위로 구조했다.
“신발을 벗을 새도 없이 바로 물속에 뛰어 들어야 했어요. 물에서 건져냈을 당시 남성은 이미 입술 등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에 혀가 말려들어가는 것처럼 턱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상황이었죠. 곧바로 동료들과 돌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했고 119 구조대가 도착했어요.”
물에 빠진 남성을 구조한 소방관들은 남성의 호흡이 멈춰 있어 돌아가며 5분여간 심폐소생술을 했고, 얼마 후 남성의 호흡이 돌아왔다. 그리고 119 구급대가 상황을 수습했다.
“사고가 난 날은 1년에 한 번 동료 소방관들과 함께 모은 기부금 100만원을 강원대학교병원 어린이병동에 언제 기부할지 논의하는 자리였어요. 이날은 근무가 없었고 특별히 제 아내, 그리고 동료들이 교재중인 여자 친구들까지 처음 함께 한 자리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런 일이 발생했죠. 당시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자연스럽게 항상 해왔던 것처럼 출동했어요. 비번이라도 이런 상황이면 누구나 현장으로 달려갔을 거예요.”
“세월호 참사 때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었고 누군가를 내가 구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많았어요.”
힘겨운 화재 현장을 진압한 후 길거리에서 컵라면을 먹는 소방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며 너무 고된 일이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서는 “믿음직한 동료들이 많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 일로 김 소방장과 그의 동료들은 상복도 터졌다. 지난해 2월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로부터 선행의인 도지사 표창장을 받았다. 김 도지사는 휴일에도 언제나 사명감을 갖고 의로운 일을 행하는 소방대원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김 소방장과 동료들은 올해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수여하는 ‘2023 생명존중대상’과 함께 상금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
생명존중대상은 위험한 순간에도 소중한 생명을 구한 우리 사회의 영웅들의 사례를 발굴해 알리며 사회 전반에 생명존중의 가치를 확산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상찬사업이다.
재단은 2009년부터 생명존중대상을 통해 △경찰 △소방 △해양경찰 △일반시민 △문화예술 분야(신설) 부문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생명존중 정신을 몸소 보여준 사회적 의인을 발굴해 시상과 함께 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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