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셀트리온도 반한 대세 항암제…치열해진 ADC 기술경쟁

김도윤 기자, 홍효진 기자 2024. 2. 4. 11: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 화이자를 비롯해 애브비(AbbVie), BMS(Bristol Myers Squibb), 존슨앤드존슨(J&J) 등이 잇따라 AD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많게는 수십조원을 투자했다. 그만큼 ADC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세대 항암제 분야의 대세 기술로 떠오르고 있단 방증이다. 국내에서도 바이오 대표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필두로 여러 기업이 AD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의 ADC 관련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글로벌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로 우뚝 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대표주자 셀트리온도 ADC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 등 신약 개발 바이오뿐 아니라 종근당 등 전통 제약사도 ADC 연구에 팔을 걷어붙였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약물(독성물질)을 부착한 바이오 의약품을 말한다. 표적형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로 볼 수 있다. 비교적 높은 항암 치료 효과를 가진 약물을 항체에 붙여 체내에 주입하는 기술로, 정상세포가 아닌 종양세포만 선택적으로 표적하고 사멸하게 설계한다.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ADC 시장 규모는 2028년 198억달러(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신약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ADC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커졌다.

글로벌 빅파마도 항암제 시장의 대세로 부상한 AD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금액 기준 최대 M&A(인수합병) 거래는 화이자의 ADC 개발사 시젠(Seagen) 인수다. 총 계약금액은 약 43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했다. 계약 규모가 가장 큰 기술이전 거래 역시 ADC와 관련이 있다. 머크가 다이이찌산쿄의 ADC 3종을 약 22억달러(약 29조원)에 도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ADC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신공장을 건설해 올해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스위스 ADC 개발사 아라리스(Araris Biotech)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늘고 있는 ADC 개발 및 제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단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ADC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와 국내 피노바이오가 대표적이다. 익수다테라퓨틱스는 레고켐바이오의 ADC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비상장 바이오 벤처 피노바이오와 ADC 신약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최대 15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시나픽스(Synaffix)의 ADC 플랫폼 기술을 1억3200만달러(약 1730억원)에 도입했다. 시나픽스는 ADC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거술 거래에 성공했다. 종근당이 보유한 이상지질혈증과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ADC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해 신약 역량을 강화하겠단 전략이다.

국내에서 ADC 기술 역량이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레고켐바이오는 오는 3월 제과회사 오리온으로 주인이 바뀐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미 13건의 기술이전 성과를 올린 국내 대표 ADC 플랫폼 바이오다.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오리온이 인수하면서 앞으로 ADC 신약 파이프라인 자체 임상 개발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항체 전문 에이비엘바이오도 ADC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중항체에 ADC를 접목한 신약 후보물질을 3개 개발하고 2025년 임상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앞서 네덜란드 시나픽스로부터 ADC와 관련한 약물 접합 기술을 도입했다. 이중항체 ADC 연구로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 확장성을 개선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술 개발 동향을 보면 ADC가 항암제 개발을 위한 대세 기술로 자리를 잡았다"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ADC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규모 M&A나 기술이전 거래도 ADC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많은 바이오 기업이 ADC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고, 다양한 공동 연구 등 협업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ADC의 약점으로 꼽히는 안전성과 치료용량범위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개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