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서울시리즈 합류한다! "DH 출전 확신" 본인피셜, 까까머리 소년 12년 만에 대스타로 내한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4일 "오타니가 2023시즌을 조기 마감하게 만든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3월 열리는 서울 시리즈에서 지명타자로 나설 것에 대해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타니는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시즌 팬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첫 행사였기에 관심이 쏠렸다. 여기에 그동안 무료 입장이 가능했던 팬 페스트가 공교롭게도 오타니 입단 후 유료(10달러)로 바뀌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타니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며 자신의 재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8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 진단으로 인해 투구를 중단했고, 9월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다. 정확한 수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4시즌에는 투수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오타니의 한국행이 자칫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오타니 본인이 직접 개막전 출전을 자신하면서 이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게 됐다. 그는 "앞으로 별 문제가 없는 한 준비가 돼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카멜백 랜치-글렌데일에서 열리는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오타니는 재활 과정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미 겨우내 다저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그는 캠프 기간 라이브 배팅 등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시도할 예정이며, 2025년 마운드 복귀를 위한 일도 빼놓지 않는다. 오타니는 "애리조나에 가면 투구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연히 포커스는 타격 쪽에 있다. 투구는 1년 동안 프로그램을 소화할 계획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 시리즈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경기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958년)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1959년) 등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치른 바 있고, 특히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인 타자 스탠 뮤지얼도 내한했다. 하지만 이는 친선경기였을 뿐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이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이어 2004년, 2008년, 2012년 일본 도쿄, 2014년 호주 시드니, 2019년 일본 도쿄에서 개막 시리즈(미국·캐나다 이외 지역)가 차례로 열렸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가 열리게 됐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추가 영입에 나섰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가 한 명도 뛰지 않았던 다저스는 지난해 12월 오타니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26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33억 원)의 북미 프로스포츠 기록을 깼다. 빅리그 통산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하며 MVP 2회와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에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저스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90억 원)라는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 계약에 잡았다. NPB 통산 172경기에 등판한 그는 70승 2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사와무라상(2021~2023년)을 수상하는 등 NPB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도 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64이닝 34사사구(28볼넷 6몸에 맞는 볼) 169탈삼진을 마크했다. 그러면서도 피홈런은 단 두 개, 피안타율 0.19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로 91.3%에 달하는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비율을 남겼다.
이에 맞서는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과 빅리그 통산 103승의 베테랑 다르빗슈가 포진해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 클로저 두 명을 영입했다. 바로 고우석과 마쓰이였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4억 원) . 그는 지난 2017년 LG 트윈스에 입단, 통산 7시즌 동안 354경기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368⅓이닝 401탈삼진의 성적을 거뒀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19년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등 태극마크 경험도 많다.
지난달 말에는 마쓰이와 5년 2800만 달러(약 369억 원) 계약을 맺었다. 2013년 NPB 신인드래프트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마쓰이는 통산 501경기에 등판,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통산 3번의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NPB 최연소 100세이브, 지난해에는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샌디에이고 역시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비록 '천재타자' 후안 소토(26)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지만,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외에도 매니 마차도(31),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4), 다르빗슈 등 유명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귀국 당시에도 김하성은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무척 기대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저도 나갈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도 많이 와서 경기를 보고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부탁을 받았다.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 시리즈에 대한 인기도 엄청나다. 서울 시리즈의 프레젠팅 파트너인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29일 "첫 티켓 예매(26일)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치르는 MLB 2024 시즌 공식 개막 1차전 티켓이 8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측은 "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개최되는 MLB 정규 시즌 경기를 향한 야구팬들의 기대감이 뜨거운 예매 열기로 증명된 셈이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시리즈의 티켓 가격은 저렴하지는 않다. 휠체어석을 제외하면 가장 싼 4층 외야 스탠딩석도 12만 원이고, 가장 비싼 1층 테이블석은 무려 7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쿠팡 와우 회원만 예약할 수 있어 여러모로 까다롭다. 그럼에도 예매 시작과 함께 순식간에 표가 팔려나가며 열기를 증명했다.
이에 일본 매체도 티켓팅 열기를 보도했다. 일본 매체 니시닛폰 신문은 한국 특파원이 예매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기를 보도했다. "일본에 비해 비싼 가격이다"고 설명한 매체는 "이전부터 와우 회원이었기에 사전 준비는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잡고 티켓팅 시작 시간(오후 8시)을 기다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 기자는 오후 8시 정각에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예매에 실패하고 말았다. 매체는 "홈페이지를 들어갔지만 이미 '9068명 대기'라는 문구가 떴다"며 "고척 스카이돔의 좌석 수가 1만 6000석 정도고, 1인 2매까지 구입이 가능하다는 걸 생각하면 절망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20분을 기다리고서야 겨우 접속에 성공했지만, 이미 모든 좌석이 팔려나가 선택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지난 2일 발표된 예비명단에는 35명의 선수가 포함됐는데, 투수 19명, 포수 3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했으며, 팀 별로는 롯데가 가장 많은 5명, NC, KIA, 한화, 키움 각각 4명, LG, KT, 두산 3명, SSG, 삼성 2명, 상무에서 1명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 국가대표 경기를 챙겨본 야구팬이라면 익숙한 얼굴들이다. 대표팀 주장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문동주(21), KBO 홈런왕 노시환(24·이상 한화 이글스), '제2의 김하성' 김주원(22), '차세대 안방마님' 김형준(25·NC 다이노스) 등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부터 최지민(21), 김도영(21·이상 KIA) 등 APBC 준우승 멤버까지 화려하다.
조계현(60)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팀 코리아' 선수단 구성은 2026년 WBC, 2028년 LA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나이를 계산해서 짰다. 지금 22~25세 선수들이 그때 되면 기량도 절정에 이를 것이다. 그렇게 경험을 쌓아서 경쟁력 있는 국가대표팀을 만들어보자는 중장기적 계획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한국 선수들이 언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해보겠나.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 될 거고 그런 경험으로 인해 선수 개개인이 꿈을 굉장히 크게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실력도 벽으로 느낄 것이고 한국 야구가 전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건지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선수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KBO 신인상 주인공인 문동주(21·한화 이글스)는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2024 한화 스프링캠프 둘째 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그는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언제 그런 빅리거들과 경기를 해보겠나"라며 "그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팀과 경기에 나서고 싶느냐는 질문에 문동주는 "둘 다 좋다. 두 팀 모두 지구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팀이지 않나"라면서도 이내 "다저스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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