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생인 김인혁은 진주동명고, 경남과기대를 졸업하고 2017년 프로 배구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2020년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로 이적, 데뷔 때부터 2022년 시즌까지 모두 83경기에 출전해 575득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의 외모와 실력을 두고 악플이 쏟아졌다. 김인혁은 2021년 8월 자신의 SNS를 통해 "십 년 넘게 수 년간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지처요”라며 “저를 옆에서 본 것도 아니고 저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시면서 수 년 동안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젠”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화장 한번도 한 적 없구요. 남자 안 좋아하구요. 여자 친구도 있었구요. 공개만 안 했지 av배우도 안 했구요. 그리고 마스카라 안 했구요. 눈 화장도 안 했구요. 스킨 로션만 발랐어요. 이것도 화장이라면 인정할게요”라고 해명하며 “수많은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시면서 경기 때 마다 수많은 디엠 악플 진짜 버티기 힘들어요”라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사망 전날에도 김인혁은 SNS에 “안녕 잘자”라며 심규선과 에피톤 프로젝트의 ‘부디’ 가사를 남기며 괴로움을 토로했던 바다. “부디 다시 한번 나를 깨워줘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부디 다시 한번 나를 안아줘”라는 가사가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든다.
결국 김인혁은 악플을 이겨내지 못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던 터라 경기에 뛰지 못하는 아쉬움과 악플에 따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2022년 2월 4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뒤늦게 많은 이들의 추모와 애도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생전 고인을 괴롭혔던 악플러들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고인과 생전 친했던 홍석천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 나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걸까. 나는 정말이지 무능하다. 김인혁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는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악플러들의 공격이 사그라들지 않자 “악플러들 니들은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해라 경고한다”며 “인혁이가 그동안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모르면 잠자코 입다물고 있어라. 니들 손 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특히 홍석천은 3월 12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와 고인이 생전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과 악플러들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주장하며 “분명히 공격했던 분들은 처벌 받지 않을 거다. 죄책감 느끼고 있는지 저는 모르겠다. 벌을 줄 수 있는 채널이 없으니까 억울한 사람이 계속 생긴다. 마음이 계속 쓰인다”고 밝힌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