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英과 해상 원자력 시장 `개척`

CES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HD현대 제공

HD현대와 글로벌 SMR 선도기업들과의 원자력 발전선 개발 협력 개념도. HD현대 제공

HD현대가 미국과 영국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해상 원자력 시장 선점에 나선다. HD현대는 지난해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오션트랜스포메이션'을 비롯해 올해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등 슬로건을 선보였는데, 이번 협력을 통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그리는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미국 테라파워와 서던컴퍼니, 영국의 코어파워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 현지에서 '용융염(熔融鹽)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가 이번에 공동개발에 나선 용융염 원자로는 4세대 원자로 중 하나로 안전하고 효율이 높아 해상 원자력 발전에 최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청정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 원자력 시장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월부터 미국 테라파워에 SMR 연구개발팀을 파견해 해당 기업들과 원자력 발전선을 포함, 원자력 적용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글로벌 주요 선급 등과 함께 해상 원자로 적용을 위한 제도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신의 고향이자 MS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에 2008년 설립한 회사로 유명하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에는 SK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280억 원)를 투자받았고, 이후 HD현대에서도 3000만달러(한화 약 425억원)를 유치했다.

투자 이후 사업 협력 논의도 지속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CES 2023 자리에서도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를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SMR 공동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양 사는 이를 통해 신사업 분야에 협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기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원자력 분야 신사업을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해상 원자력 발전이나 원자력추진선박 분야의 미래기술 등을 선점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HD현대 관계자는 "무탄소 원자력 발전선을 포함,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