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후티 반군에 3차 공습… 친이란 세력과 갈등 고조

윤세미 기자 2024. 2. 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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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영국과 함께 홍해 교역로를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해 3차 공습을 단행했다.

앞서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격과는 별개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지만 중동 내 미국과 친이란 세력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이 미군을 향해 공격을 이어간다면 미국 역시 경고 없이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내 무장세력과 해상에서 활동하는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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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시리아 공격과는 별개" 입장 불구 중동 확전 우려
미국 구축함 USS카니/AFPBBNews=뉴스1

미군이 영국과 함께 홍해 교역로를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해 3차 공습을 단행했다. 앞서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격과는 별개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지만 중동 내 미국과 친이란 세력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과 영국군이 예멘 내 후티 반군 거점 13곳 36개 목표물을 향해 공습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목표물엔 후티 반군의 무기 저장고, 미사일 시스템과 미사일 발사대, 방공 시스템, 레이더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11일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공습은 세계 무역과 무고한 선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후티 반군의 능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이라며 "불법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메시지"라고 부연했다.

또 지난주 마셜제도 선적의 유조선 말린 루안다호가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사건을 콕 집어 언급하면서 "우리는 항해와 국제 무역의 자유를 보호하고 후티 반군이 상업용 선박과 해군 함정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당한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티 반군 측은 또다시 반발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무함마드 알 부카이티 후티 대변인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공격은 응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력 고조엔 무력 고조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시작되자 11월19일부터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을 멈추라며 드론과 미사일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로 인해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돌아가는 경로를 택하면서 물류 비용 증가와 운송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격은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습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단행된 것이다. 지난달 27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명 넘게 다치자 미군은 2일 배후 세력을 겨냥해 보복 공격에 나섰다. 현지 친이란 민병대뿐 아니라 이란혁명수비대(IRGC)에서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기지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며칠 내 추가 공격도 할 수 있단 입장이라 중동의 확전 우려도 커진다. 이는 당초 이란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꺼리던 입장에서 달라졌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분쟁 확산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강화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세력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강력 비난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공습은 "전략적 실수"라며 "중동 지역의 긴장과 불안정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 정부 역시 미국 공격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면서 "이라크와 역내 안보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리아 정부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은 채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와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공습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며 거들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이 미군을 향해 공격을 이어간다면 미국 역시 경고 없이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내 무장세력과 해상에서 활동하는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란과의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란 영토를 직접 가격하는 수준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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