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이길 싸움만 하는 건 내 취향 아냐" [인터뷰]
이준영·노정의·안지혜 칭찬
배우 마동석은 복싱 선수 출신이다. 경기장 안에서 품었던 마음가짐은 연기자, 제작자가 된 그에게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마동석은 이길 싸움만 하는 것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의 다양한 도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
마동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황야'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동석은 황야의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황야'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 전체 부문 2위를 차지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마동석은 "같이 일하던 배우들, 감독들 등 할리우드 쪽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액션을 게임처럼 찍어서 좋다고 하더라. 그걸 포인트로 두고 찍은 영화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 작품은 무술감독 출신 허명행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데뷔작인데 세계 1위를 했지 않나. (허명행 감독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너무 좋아하는 동생이고 오랫동안 작품도 많이 (같이) 했다. 힘든 액션을 많이 할 때도, 내가 다쳐서 고생할 때도 옆에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보면서 허명행 감독이 연출을 전체적으로 해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야'에 담기지 않은 전사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마동석에 따르면 과거 남산은 지완(이준영)을 구해줬다. 갈 곳 없는 지완은 남산을 아버지, 형처럼 여기며 따라다녔다. 남산은 지완이 파이터처럼 되길 원하지 않기에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의 사냥법만 알려줬다. 마동석은 "이준영 배우가 원래 액션을 굉장히 잘하는데 우리 영화에서는 (싸움 실력이) 어설픈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지완의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전사를 걷어낸 이유는 목표 때문이었다. "그런 것들이 잘 이야기된다면 드라마적으로는 풍부해졌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자체가 클리셰가 될 수 있죠. 목표였던 게임 같은 오락 영화를 못 만들 것 같았습니다."
은호 역을 연기한 안지혜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안지혜는 체조 선수 출신이다. 마동석은 안지혜의 연습 영상까지 봤다고 했다. "'이 친구가 (실제로) 하는 걸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싶어서 오디션도 진행했는데 인품까지 좋더라. ('황야'에) 나와서 빛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마동석의 설명이다. 그는 "안지혜 배우의 액션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전부 마동석처럼 싸우면 재미없지 않나. 결을 다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노정의에 대해서는 "연기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좋다. 인품도 너무 좋다. 같이 하면서 즐거웠다. 내가 나이가 많은데도 재밌게 소통했다"고 이야기했다.
마동석은 즐기면서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인기는 있다가도 금방 없어질 수 있다. 부담감을 갖기보다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어렸을 때부터 어렵고 힘든 시절이 많았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루하루 고맙게 생각하며 살아간다"고 말했다. '황야'의 각색에도 참여한 마동석은 배우, 제작자로서의 생활을 마라톤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60만 관객을 돌파하는데 그쳤던 영화 '압꾸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액션 영화로 사랑받아온 마동석은 이 작품에서 타고난 말발을 가진 압구정 토박이 대국을 연기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압꾸정'이 잘 안 됐다. 그런데 압구정 사람들은 10번 봤다더라. (이야기가) 너무 피부에 와닿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재밌게 봤으면 해서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게 안 이뤄질 때도 있다. 그래도 도전 안 하는 것보다 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전 복싱 선수 출신이잖아요. 이길 싸움만 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합니다. 많이 시합을 해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완성형이라고 생각 안 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는 거죠."
마동석은 자신이 '영화 때문에 인생이 바뀐 사람'이라고 했다. 영화 자체를 좋아하는 만큼 앞으로도 영화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제작자와 배우로 활약 중인 마동석은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잘하는 부분이 있다. '황야'를 본 사람들이 '이 시간 동안 이 예산으로 찍었다고?'라면서 놀란다"고 밝혔다. "좋은 기술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알려서 '액션 영화 찍으려면 한국이랑 뭔가 해야 한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마동석의 이야기는 점점 높아질 K-액션의 위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황야'는 지난달 26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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