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이재용 결전의 날…삼성, 긴장 고조

[결심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일(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은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재계도 이 회장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햇수로 9년째 겪고 있는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내일(5일)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엽니다.

앞서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 2020년 9월 기소됐습니다. 

지난해 11월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습니다.

삼성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예상보다 검찰의 구형이 세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최악의 경우 '총수 부재'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은 당시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 합병과 관련해 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재판부가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거나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을 결정해 집행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긴장한 가운데 조용히 1심 선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번 부당 합병·회계 부정 건으로 2021년 4월부터 작년 11월 결심 공판까지 총 106번 열린 재판에 해외 출장 등으로 불출석한 11번을 제외하고 총 95번 출석했습니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 구속 기소된 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354일)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뒤 가석방될 때까지(211일)를 더하면 구속된 기간만 565일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하며 지난해에만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상황이며,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며 인텔(487억달러)에 역전당했습니다. 여기에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도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애플에 내줬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며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는 해도 예전 삼성만 못 한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점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밀린 것도 미래를 내다본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재계는 이번 1심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앞서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회장의 '뉴삼성'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등도 재판 결과에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1심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양측의 항소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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