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3월22일까지···최원호 한화 감독의 ‘셀프 함구령’[안승호의 PM 6:29]
시범경기 막판까지 속마음 감추기 전략
감독, 세심한 ‘언행’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프로야구 시즌 준비 과정에서 감독들이 흔히 하는 ‘무한경쟁’ 선언을, 곧이곧대로 듣는 선수는 사실 많지 않다. 구단 사정에 따라서는, ‘엄포’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선수들이 대부분일 수도 있다. 특히 최근까지 ‘뎁스’ 열세로 고전하던 한화는 경쟁 구도를 매번 만들려 했지만, 팀과 선수가 함께 발전하는 그림은 그리지 못했다.
한화는 새 시즌을 앞두고 낯선 환경으로 떠났다. 선수단은 지난 30일 전지훈련지로는 처음 선택한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해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그간 익숙했던 곳과는 기후와 풍토 모두 다르다. 그러나 이번 캠프의 가장 큰 차이는 캠프를 지배할 긴장감일지 모른다. 감독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서로가 경쟁을 통해 느낄 팽팽함이다.
지난달 초, 새해를 맞으며 최원호 한화 감독과 인터뷰를 겸해 전화 통화를 했다. 최 감독이 당시 꺼냈던 얘기 중 가장 도드라진 대목은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말을 아끼겠다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무한경쟁’ 같은 습관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다. 대신 혹여라도 서둘러 주전을 낙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야수진만 보자면, 고정불변의 4명은 거론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내야수 안치홍과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 그리고 클럽하우스 리더인 채은성, 새 외국인타자 요나탄 페라자까지 4명을 두고는 변수를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2루수·좌익수로 대비할 문현빈, 2루수·중견수로 준비할 정은원, 중견수로 조금은 입지를 만든 이진영, 유격수로 일단 경쟁할 이도윤과 하주석에 타격 잠재력이 뛰어난 최인호 등 여러 야수 자원을 놓고는 딱히 주전을 못 박지 않았다.
마음속으로는 우선순위 베스트 라인업을 그려놓은 듯도 들렸다. 그러나 최 감독은 스스로 이른 봄을 보내며 변심할 수 있는 여지를 인정했다. 예컨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1순위로 올려놓은 선수보다 2순위로 분류한 선수가 확연히 나은 움직임을 보일 때는 순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시범경기 마지막까지 보겠다”고 했는데, 어쩌면 정규시즌 개막일인 3월23일 직전에야 베스트 라인업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투수진 구성은 야수진보다는 조금 더 일찍 정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본 관점은 다르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선발진만 보자면 외국인투수 2명과 문동주를 제외하곤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베테랑이 돼가는 김민우와 이태양이 4선발을 다투고, 신인 황준서와 김기중 등 젊은 이름들이 5선발로 경쟁하는 그림이다.
최 감독은 이렇게 ‘셀프 함구령’을 내리며 캠프를 시작했다. 누군가를 보며 ‘느낌’이 와도 그 이름을 쉽게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최 감독의 의도된 침묵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달라진 뎁스 때문이기도 하다. 감독이 아무리 ‘경쟁’을 외쳐도 해당 선수들이 ‘경쟁 구도’ 속에 있다는 긴장감을 갖지 않으면 감독의 외침은 공허한 울림이 되고 만다. 올해 한화 선수단에는 누구의 시야에도 잡히는 경쟁그룹이 형성돼 있다.
한편으론 야수진과 투수진 모두에서 현장과 프런트 그리고 팬들의 시각차가 작은 베스트 라인업이 나올 가능성이 커보인다. 마음을 가급적 감추고 시범경기까지 지켜보려는 것은 객관적 지표를 확인한 뒤 최종 답안을 공표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선수를 낙점하고 기용해야 하는 코칭스태프도, 자리다툼을 하는 선수도, 지켜보는 팬까지도 납득하는 라인업. 한화는 올해만큼은 이기는 ‘라인업’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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