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못 말리는 아일랜드 사랑… "北아일랜드 자치 복원 환영"

김태훈 2024. 2. 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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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자치정부 수립에 커다란 기쁨을 표시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는 이날 신페인당 미셸 오닐 부대표가 자치정부 새 총리로 취임했다.

북아일랜드는 2022년 2월부터 자치정부 총리 선출과 의회 원구성에 줄곧 실패해왔다.

거의 2년 가까이 행정과 입법이 공백 상태였던 북아일랜드에 자치정부가 복원되었다는 소식에 가장 기뻐한 이는 다름아닌 바이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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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아일랜드 자치정부, 2년 공백 끝 정상화
바이든, 성명에서 "환영하고 강력히 지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자치정부 수립에 커다란 기쁨을 표시했다. 아일랜드 섬 북부의 좁은 지역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이고 남부 넓은 지역은 독립국인 아일랜드다. 바이든은 아일랜드 섬 전체가 영국 식민지이던 19세기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의 후손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는 이날 신페인당 미셸 오닐 부대표가 자치정부 새 총리로 취임했다. 아일랜드 민족주의 성향이 짙은 인사가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러고 로이터는 전했다. 오닐 신임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나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어느 특정 정치세력이 아닌 북아일랜드 시민)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은 토요일인 3일(현지시간)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 차려진 대선 캠프를 방문한 모습. AFP연합뉴스
북아일랜드는 2022년 2월부터 자치정부 총리 선출과 의회 원구성에 줄곧 실패해왔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이후 영국 본토와의 사이에 무역 장벽이 생긴 데 불만을 품은 친영(親英) 인사들이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비록 영국은 EU를 떠났지만 북아일랜드 지역은 여전히 EU의 일부로 취급된다. 이에 따라 같은 나라인데도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에는 인력 및 상품의 이동이 매우 까다로워진 상태다.

거의 2년 가까이 행정과 입법이 공백 상태였던 북아일랜드에 자치정부가 복원되었다는 소식에 가장 기뻐한 이는 다름아닌 바이든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그는 토요일인데도 축하 성명을 발표해 타협을 이뤄낸 북아일랜드 정치 지도자들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북아일랜드 행정부와 의회의 복원을 환영하고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 “영국 그리고 아일랜드 모두와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및 동서 관계를 촉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남북 관계’란 한 섬에 있으면서도 국적이 서로 다른 독립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관계를 의미한다. 또 ‘동서 관계’란 같은 나라인데도 EU와 무관한 영국 본토와 EU의 일부로 남아 있는 북아일랜드의 관계를 뜻한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왼쪽)가 2023년 3월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계 이민자 후손인 바이든 대통령은 바라드카 총리를 진히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바이든은 어머니가 아일랜드계이고 부계도 아일랜드 혈통이 섞여 있다. 유년기 일부를 아일랜드계 외가 친척들에게 둘러싸인 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히 바이든은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고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와 셰이머스 히니(1939∼2013)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은 종종 “사람들은 내가 아일랜드계라서 아일랜드 시인들 작품만 인용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들이 최고의 시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2020년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직후 영국 BBC 기자가 소감을 묻자 바이든이 “BBC라고요? 나는 아일랜드인입니다!”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20년 출간된 바이든 전기의 저자 에반 오스노스는 “바이든에게 아일랜드 혈통은 삶의 고통부터 희망까지 모든 것에 해당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삶은 어릴 때부터 생애 전체에 걸쳐 바이든을 위한 위대한 메타포(상징)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2023년 4월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 아일랜드를 방문해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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