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러브콜’ 日 수비수, ‘역적’ 됐다…치명적 PK 허용→대회 8강 탈락

[골닷컴] 이정빈 기자 =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주가를 높이며 토트넘의 관심을 받는 이타쿠라 코(묀헨글라트바흐)가 치명적인 반칙으로 일본 대표팀의 아시안컵 여정을 망쳤다. 이타쿠라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박스 안에서 이란 선수를 넘어트려 페널티 킥을 내줬고, 이 페널티 킥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일본의 도전이 8강에서 멈췄다.

일본은 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1-2로 패했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전 이란의 기세에 완전히 밀리며 후반 추가시간 뼈아픈 역전을 허용했다.

아시안컵이 점차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유력 우승 후보인 일본과 이란이 8강에서 맞붙었다. 두 팀은 각각 핵심 공격수인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와 메흐디 타레미(포르투)가 결장한 상황에서 서로를 만났다. 전반 28분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 CP)가 선제골을 기록한 일본이 전반전 주도권을 잡았다. 이들은 점유율을 높이며 타레미가 없는 이란을 곤경에 빠트렸다.

전반과 달리 후반엔 피지컬과 속도를 앞세운 이란이 일본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상대와 경합을 시작한 이란은 후반 10분 모하마드 모헤비(로스토프)가 동점골을 작렬하며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일본은 이렇다 할 공격 한번 못해보고 이란의 공격을 허용하며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경기가 정규 시간 안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순간, 이란이 결정적인 페널티 킥 기회를 얻었다. 일본 진영으로 날아온 공중볼을 이타쿠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이를 포착한 호세인 카나니(페르세폴리스)가 공을 향해 움직였다. 이때 이타쿠라가 카나니에게 태클을 시도했고, 이 태클에 카나니가 걸려 넘어지면서 주심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페널티 킥을 해결하면서 결국 이란이 승리를 쟁취했다.

경기가 끝나자 이타쿠라는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나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후 일본 취재진과 만난 이타쿠라는 “정말 죄송하다. 오늘 패인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 이른 시간 카드를 받은 부분이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도, 그 전 실점 장면도 전부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책했다.

현재 일본 축구 팬들은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이타쿠라를 끝까지 기용한 모리야스 하지메(일본)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이타쿠라의 상태가 나빴다. 그걸 판단하지 않은 감독에 문제가 있다”, “이타쿠라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경고까지 있었다. 교체하지 않은 모리야스 감독도 책임이 있다” 등 모리야스 감독의 선택을 아쉬워했다.

한편 이타쿠라에게 이번 대회는 자신의 주가를 높일 수 있던 기회였다. 현재 그는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호주) 감독의 강렬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 시절부터 이타쿠라에게 관심을 보냈고,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 그를 영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상태다. 아시안컵은 이타쿠라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무대였지만, 오히려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