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도하] '인성까지 월클' 김민재, 도핑실 직접 청소하며 '품격' 자랑...'120분 혈투→2시간 도핑'도 못 막았다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김민재(27)가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자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8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또 한 번의 극적인 승리다. 한국은 전반전에 굿윈에게 먼저 실점을 했고 후반 내내 끌려갔다. 그러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황희찬이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 14분, 이번에는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고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이날도 선발 출전하면서 한국의 수비를 이끌었다. 비록 이번에도 무실점에는 실패했지만 김민재는 호주의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피지컬과 공중볼 능력을 자랑하며 고군분투했다.
이런 가운데 김민재의 미담이 전해졌다. 김민재는 호주전이 끝난 후 이강인과 함께 ‘랜덤 도핑 테스트’를 진행했다. 소변 검사와 피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탈수 증상이 심해 테스트에 애를 먹었다. 사우디와의 16강전에서는 손흥민도 탈수로 도핑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재와 이강인은 거의 2시간가량이 지나서야 도핑 테스트를 마쳤다. 먼저 테스트를 끝낸 호주 선수들이 떠나고 이강인도 검사를 마친 뒤 샤워실로 향했다. 뒤이어 김민재도 마침내 도핑을 끝냈다.
협회 관계자가 짐을 챙겨 숙소로 빠르게 돌아가려던 그 때 김민재가 직접 도핑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도핑 테스트를 하는 장소에는 선수들이 오랜 시간 대기를 해야 하기에 간식과 음료 등을 배치해 둔다. 선수들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토핑을 기다렸고 이 과정에서 쓰레기가 발생했다.
협회 관계자들은 순간 당화하며 김민재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장소를 청소해 주시는 분이 계시고 빨리 샤워 후 또 식사를 해야 하는 일정이 있기에 이동을 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청소하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먹고 치우지도 않고 간다고 할 수 있는데 조금만 치우고 가요”라며 대표팀 팀닥터, 관계자를 비롯한 한국인들뿐 아니라 호주 선수들이 먹은 간식의 쓰레기까지도 청소를 하면서 경기장을 떠났다.
미담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는 김민재가 요르단과의 4강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김민재는 호주전에도 옐로카드 한 장을 추가해 경고 누적 징계로 요르단전에 나설 수 없다. 어느 누구보다 결승에서의 복귀를 바라고 있을 김민재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