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된 KIA 감독, "제가 가겠습니다" 경솔 발언, 日 언론도 주목 "음주운전 은퇴 강정호의 댓글, 팬들 술렁였다"

박승환 기자 2024. 2. 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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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절의 강정호./게티이미지코리아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배임수재' 혐의로 前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상황에서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긴 것이 일본 언론을 통해서도 소개됐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사리진 지 오래된 한국 대포의 갑작스러운 댓글로 팬들이 술렁였다"며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KIA 타이거즈 차기 감독에 대한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이에 팬들이 소란스러워졌다"고 전했다.

최근 KBO리그는 김종국 전 KIA 감독과 장정석 단장으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수 고민을 안고 있던 KIA가 키움 히어로즈에 김태진,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원을 주는 대가로 박동원(現 LG 트윈스)를 영입했다. KIA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는 박동원과 시즌 중 연장계약을 모색했는데, 박동원은 KIA의 제안을 거절하고 LG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박동원의 이적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사건은 2023년 정규시즌을 앞두고 벌어졌다. 박동원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장정석 전 단장은 '농담조'로 이야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꽤 구체적으로 돈을 보내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등 결코 농담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KIA는 장정석 전 단장을 해임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해 11월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 장정석 전 단장이 한 커피 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이었다. 검찰은 해당 커피 업체가 구단과 후원 협약에 힘을 써달라는 취지고 돈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는데, 장정석 전 단장 외에도 한 명의 인물이 추가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바로 김종국 전 감독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장정석 전 단장보다 액수가 컸다. 1억원이 넘는 돈을 주머니에 넣은 것이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종국 감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김종국 단장은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고, KIA는 한 제보를 통해 뒤늦게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이후 KIA는 감독으로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김종국 전 감독의 업무를 정지시켰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상황은 곧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김종국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한 KIA는 30일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KIA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마이데일리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지난달 3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기는 커녕, 그 어떠한 사과의 뜻도 밝히지 않았었다. 그리고 30일 오후 10시가 다된 시점에서 영장실질심사의 결과가 발표됐는데,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창훈 부장판사는 '혐의 관련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됐고, 증거 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일련의 후원 과정과 피의자 관여 행위 등을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수수금품이 부정한 정탁의 대가인지 여부에 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를 밝혔다.

여기서 '불청객'이 등장했다. KBO 소식을 전하는 한 SNS 계정은 'KIA 팬들이 원하는 감독은?'이라는 문구와 함꼐 선동열 전 감독을 비롯해 이동욱 전 감독, 이범호 KIA 타격코치, 서재응 전 KIA 투수코치의 사진을 올렸다.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었던 만큼 KIA 팬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게시물이었다. 그런데 그 게시물에 강정호가 '제가 가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강정호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지만, 음주운전을 저지른 까닭에 유니폼을 벗은 인물. 팬들은 강정호가 직접 댓글을 남긴 것을 놀라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음주운전으로 사고까지 내며 구설수에 올랐던 강정호가 댓글을 남긴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즉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것이었다. 강정호의 댓글로 인해 사건이 더욱 시끌벅적해지자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도 이를 조명했다.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니치 아넥스'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사리진 지 오래된 한국 대포의 갑작스러운 댓글로 팬들이 술렁였다.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KIA 타이거즈 차기 감독에 대한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이에 팬들이 소란스러워졌다"며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을 비롯해 계약이 해지된 것 사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어 강정호의 댓글의 반응도 짚었다.

끝으로 '스포니치 아넥스'는 "강정호는 KBO에서 9시즌을 뛴 후 2015~2016년, 2018~2019년 피츠버그의 내야수로 뛰며 297경기에 출전했지만, 2019년 8월 4일 해고됐다"며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한 영향으로 2017년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었다. 그리고 2020년 KBO리그 복귀를 시도했지만, 이루지 못하고 사실상 은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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