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에 부활한 탐사선 ‘슬림’… 日, 달기지 큰그림 다시 그려 [세계는 지금]
달탐사선 ‘슬림’의 드라마
세계 5번째 착륙 성공 불구 작동 멈춰
기체 기울어져 태양전지 발전 못한 탓
발전 가능해지자 탐사 임무 수행 시작
달 우주도시 건설 부푼 꿈
日, 소행성 모래 본 떠 채소 재배에 성공
2040년 100기 목표로 월면 천문대 건설
1000명 정주 ‘달 도시’ 건설 가능 예측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작사) 홈페이지 H3로켓 특설 사이트는 이런 ‘실패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우주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새로운 주력 로켓인 H3 발사 실패는 화성 탐사 계획의 연기로 이어지는 등 우주를 향한 일본의 도전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작사는 H3 시험기 2호 발사를 이번 달 다시 예정하고 있다. NHK방송이 “올해는 연초부터 우주를 향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한 사례 중의 하나다.
지난달 20일 열린 작사 기자회견. 슬림의 달착륙 성공을 알리는 자리였지만 참석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합격 60점”이라는 야마카와 히로시(山川宏) 이사장의 냉정한 평가가 이날 회견 분위기를 웅변했다.
소련,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착륙을 성공시킨 건 분명 큰 성과였지만 슬림의 기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태양전지 발전이 불가능해져 작동을 멈춘 게 문제였다.
달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애초 계획한 탐사는 불가능해진 듯 보였던 슬림은 29일 지상과의 통신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태양광이 태양전지와 닿게 되면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던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슬림은 촬영한 달 표면의 사진을 보내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H3로켓 발사 실패는 화성탐사 계획의 연기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일본 내각부는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Phobos)에서 토양을 채취해 돌아오는 ‘MMX’(Martian Moons Exploration·화성의 위성 탐사) 발사를 애초 계획했던 올해가 아닌 2026년으로 2년 연기했다. H3로켓 발사가 실패하면서 탐사선을 우주로 실어 보낼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지난해 12월 오카야마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오카야마대 연구팀은 ‘월면(月面·달 표면)농장’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류구 모래에서 나온 성분을 본떠 만든 토양, 물을 사용해 메밀 등 식량이 되는 채소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우주에서 식량을 재배할 수 있다면 사람의 우주 거주 현실화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것도 버거운 현재 상황에서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인류의 우주 정주(定住)는 장기적인 목표이고 관련 연구,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극지방에서 얼음 상태의 물이 확인된 달은 정주지로서뿐만 아니라 우주개발 거점의 유력한 후보지다.
도쿄이과대학에서는 길이 8m, 폭 5m, 높이 2.5m 크기의 비닐하우스 모양 건물을 만들어 달에서 거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 중이다. 아사히신문은 “달에서 사용하려면 건물 안팎의 기압 차에 견디는 소재로 바꾸는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시미즈건설을 비롯한 민간기업과 함께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건물을 짓거나 자원을 회수하는 데 사용할 중장비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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