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다리 로봇’ 첫 원격조종…달에 사람 대신 보낼 수 있을까
달·화성에서 사람 대신 운영 가능성
고도 400㎞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구 표면에 있는 개 형태의 사족보행 로봇을 원격 조종하는 시험이 성공했다. 바퀴가 아닌 다리를 달고 있는 로봇을 우주에서 원격 조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리를 장착한 로봇은 험난한 지형을 쉽게 돌파할 수 있는데, 향후 달이나 화성에 이런 로봇을 파견한 뒤 인간이 우주에서 원격 조종해 각종 탐사·개척 활동을 대리하도록 하는 시대가 올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ISS에 타고 있는 우주비행사가 독일 오버파펜호펜에 위치한 DLR 연구실 안의 사족보행 로봇 ‘버트’를 원격 조종하는 임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버트는 개 형태의 로봇이다.
이번 시험 성공의 가장 큰 의미는 사상 최초로 다리가 달린 로봇을 우주에서 원격 조종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우주에서 지구로, 또는 지구에서 우주로 전파를 발신해 원격 조종한 로봇 모두가 다리가 아닌 바퀴를 달고 있었다. 화성의 지상 탐사 차량 ‘퍼서비어런스’가 대표적이다.
바퀴를 단 로봇은 지구 밖 천체에서 임무 수행 도중 너무 큰 돌에 직면했을 때 동체가 넘어지거나 진로가 가로막혀 아예 주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다리가 있는 로봇은 전방에 돌이 있더라도 빈틈에 발을 디뎌 이동할 수 있다. 험한 산길에서는 자전거보다는 도보로 움직이는 편이 나은 것과 같은 이치다.
DLR은 이번 시험 결과와 관련해 공식 설명자료를 내고 “달과 화성의 미래 기지들은 우주비행사가 원격 조종하는 로봇에 의해 건설되고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험한 지형이 있는 지구 밖 천체를 개척할 때 매번 사람이 현장에 파견돼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DLR은 “인공지능(AI)을 조합해 한 명의 우주비행사가 다수의 로봇을 한꺼번에 통제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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