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전환으로 지방 소멸 정면돌파하겠다”
강영석 시장 “경상도 대표하는 저력의 역사도시 상주, 미래 중흥 위해 혼신”
(시사저널=장원규 영남본부 기자)
천년 역사를 간직한 경상도의 대표 고을 상주시. 경상도(慶尙道)라는 지명도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신라 법흥왕 때 상주(上州), 경덕왕 때 상주(尙州)로 개칭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상주는 낙동강을 끼고 비옥한 토지를 가진 곡창지대로 물자가 풍부해 고령 가야국부터 신라·고려·조선시대까지 번성했던 역사도시이자 교통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그런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지금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 최상위 도시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위기의 상주를 첨단산업과 농업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와 교육의 도시로 도약시키려 동분서주하는 강영석 상주시장을 1월25일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강 시장은 먼저 산업 대전환으로 일컬어지는 첨단산업도시 건설에 대한 청사진을 펼쳤다. 그는 청리공단과 스마트팜혁신밸리, 상주일반산업단지, 이차전지 클러스터 조성, 30년 숙원사업인 시청 신청사 건립 등 중흥하는 미래 상주의 동력이 될 사업들이 하나하나 열매를 맺을 것을 기대하며 5년 연속 본예산 1조원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정부의 산업단지 지정 승인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용지를 매입하고 용수 공급과 폐수 처리 대책, 각종 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를 신속히 마치겠다고도 했다. 최대한 빨리 상주의 산업지도를 재편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상주의 역사와 함께한 지역의 중심 산업인 농업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상주 경제의 근간인 농업을 스마트팜혁신밸리를 기반으로 대규모 임대단지와 창농단지가 조성되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과학영농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물류단지는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 등에 대비하고, 상주가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의 중심지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상주시는 신청사 건립도 적극 추진한다. 상주시에 따르면 2001년 통합청사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돼 매년 기금이 적립되고 있다. 현재 1316억원의 청사건립기금이 마련됐고, 상주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2025년 하반기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과 문화로 도시에 활력 불어넣을 것"
하지만 상주시는 지방 소멸 고위험군 도시라는 점에서 산업단지 조성도, 대규모 농산물 물류단지도 결국 '사람'이 없으면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존재한다. 강 시장은 이 문제를 군부대와 공공기관을 비롯한 하드웨어 유치와 교육특구 지정, 모자 축제 등 문화 소프트웨어의 조화로 돌파할 계획이다. 군부대 이전에 대해 "대구시가 책임지는 부대 이전 관련 기부자의 역할 외에 상주시가 제공할 수 있는 대책들을 제시할 것이며,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공공기관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올 3월 공공기관 인구 감소 지역 이전 촉구 정책토론회와 10월 공공기관을 비혁신도시 지역으로 이전 가능하도록 하는 혁신도시특별법 개정 촉구 공동성명 발표 등 공공기관을 상주에 유치하기 위한 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군부대와 공공기관 유치도 중요하지만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젊음'에 대한 복안을 묻자 강 시장은 "교육과 문화가 그 해답"이라고 말했다. 그 첫 단추인 교육 문제는 지역특화비자 제도를 이용한 외국 인재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대학 진학을 추진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육발전특구 선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경북도와 도내 기업들, 경북대학교와 상주의 실업계 고교들과 함께하는 'K-U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산업을 기반으로 한 연구인력과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 시장은 교육을 재차 강조하며 지난해 개관한 상주시립도서관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전했다. 그는 "상주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복합 상주시립도서관이 지난해 12월 준공해 오는 4월 개관을 앞두고 있고, 현재 시범운영 중"이라고 했다. 상주시에 따르면 시립도서관은 국비 등 총사업비 194억원을 들여 복룡동 일원에 연면적 378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축됐다.
1·2층은 도서관, 3층은 생활문화센터로 활용될 계획이다. 대규모 선형공원인 복룡 시민문화공원과 인접한 곳에 세워진 이 도서관은 낮은 서가와 대형 통창을 전면에 배치해 2층 열람실에서 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상주시는 오픈형 북카페도 조성해 시민들이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명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어디에도 없는 '세계모자축제' 특화에 성공
특히 만화특화 도서관으로서 1층 만화특화 공간에는 다양한 장르의 인기 만화를 비치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3층 생활문화센터에는 웹툰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웹툰창작체험관을 운영한다. 단순한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상주시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상주시는 내다봤다. 유구한 전통의 도시에 걸맞게 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다. 상주시는 왕산 주변 정비와 상주읍성 북문 복원, 남산공원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실체를 완성시킬 예정이다.
상주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샘솟고 그곳에 가야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 다케오시는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시립도서관 하나가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을 창출했다는 예도 들었다. 강 시장은 "우방공원, 어린이공원을 연계해 일본 고치현의 만화 고시엔 같은 행사를 기획하고, 전국의 청소년과 가족들이 찾아오는 상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주시의 세계모자축제도 화제다. 지난해 개최한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하지 않은 축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점하고 '모자'라는 세계인 공통의 소재를 이용해 지역경제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상주시의 목표다. 상주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성공한 축제도 처음부터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았다"며 "가능성을 보고 만들어갔던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에 그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과거 수많은 도전을 이어오며 변영해온 상주를 되살리기 위해 뼈를 깎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지방 소멸 위험이 다가온다고 주저하지 않고,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밝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는 미래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국가와 도시는 번영해 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상주는 수많은 도전에 대한 응전의 역사를 이어왔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 하지만 성공도,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 시장은 "그동안 '좋은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는 물실호기(勿失好機)의 자세로 달려오면서 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말로 소멸 위험 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뗄 날도 멀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상상주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저력 있는 역사도시, 중흥하는 미래 상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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