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김영옥·박근형…‘꽃할매할배’가 말하는 죽음의 정의 ‘소풍’ [SS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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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에 이유가 있다면, 죽음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올바르게 사는 것이야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윤리적으로 살면 그만인데, 주위를 조금도 힘들게 하지 않고 죽음과 가까워지기란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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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사는 것에 이유가 있다면, 죽음에도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과연 존엄한 죽음은 무엇일까. 생과 사는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라 하는데, 그 시점을 개인이 정하는 건 천륜을 깨는 것일까.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이 주연을 맡은 영화 ‘소풍’은 존엄한 죽음에 질문을 던진다. 올바르게 사는 것이야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윤리적으로 살면 그만인데, 주위를 조금도 힘들게 하지 않고 죽음과 가까워지기란 어려운 법이다. ‘소풍’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냉소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은심(나문희 분)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사업한다고 집안을 말아먹은 아들 해웅(류승수 분)이 또 불법을 저지르다 걸려 쫓기는 신세가 됐다. 갑자기 혼자 사는 집에 찾아와 한다는 말이 집 팔아서 빚 좀 막아달라는 것이다. 하나 남은 집마저 뺏어가려는 아들의 못난 모습에 기분이 팍 상했다.
그때 은심의 오랜 친구이자 사돈인 금순(김영옥 분)이 찾아왔다. 아들 내외가 꼴도 보기 싫은 은심은 금순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첫사랑 태호(박근형 분)를 만났다. 설레는 마음을 느끼고 흐뭇한 미소가 흐르지만, 고향의 환경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대형리조트가 들어오려는 것을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호가 마을 주민 대표다. 멋있게 늙은 태호가 좋은 은심은 뒤에서 그를 돕는다. 그렇게 고향에서 즐기는 사이 오랜 친구들의 죽음을 엿보게 됐다.
80세가 넘은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소풍’은 몰입감이 높다. 나문희와 김영옥의 티키타카와 함께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독특한 서사를 물 흐르듯이 풀어낸다. 젊은 사람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 죽음과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요양원에 사는 친구 병문안 에피소드나 갑자기 큰 병에 걸린 태호 에피소드,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시골의 청년과 고유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기성세대의 부딪힘, 큰 병에 걸린 뒤 자식 모르게 생을 마감하려는 친구, 대소변도 가릴 수 없게 된 친구 등 서울에서 부를 축적한 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은심의 눈으로 평범한 소시민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러면서 점차 은심의 생각도 바뀐다. 평생 일군 번듯한 집에서 안하게 눈을 감으려 했던 은심은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리고 의외의 길을 택했다.
은심과 금순의 선택은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삶과 죽음을 대했던 기존 사회의 태도와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죽음과 무관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노인의 죽음을 대하고 있는 건 아니냐는 경계심도 든다. 과연 죽음의 문턱에 있는 관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해석할지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과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소풍처럼 다녀가는 인생, 쿨하게 떠나자는 영화적 메시지가 단 1분이라도 더 살고 싶은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과 배치된다. 게다가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과 같은 경험 많은 배우들이 연기해서 그런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좋은 연기가 혼란을 가중한다. 그래도 영화를 곱씹다보면 혼란이 단맛으로 바뀐다. 오는 2월 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4분.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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