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LIVE] 중동 셋, 그리고 한국… '득점왕'까지 노리는 아시안컵의 거센 '모래바람'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중동이 셋, 동아시아가 하나다. 아시안컵 4강 진출팀이 모두 결정됐다. 한국은 중동을 넘더라도 또 중동을 만나게 된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이 모두 종료됐다. 준결승에 오를 4개 팀이 정해졌다. 타지키스탄을 1-0으로 꺾은 요르단, 호주를 2-1로 제압한 한국이 4강에서 맞붙는다. 일본에 2-1로 승리한 이란은 승부차기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3-2로 제압한 개최국 카타르와 4강에서 만난다.

중동세가 두드러진다. 8강에 올랐던 팀들 중 세 팀이 중동팀(요르단, 이란, 카타르)이었는데, 세 팀이 전원 4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동아시아의 일본, 오세아니아의 호주는 고배를 마셨다.

카타르가 이번 대회 개최국이기도 하지만, 중동 팬들은 자신들만의 보이지 않는 '중동연합'을 결성해 '위 아 더 월드'라는 대회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무슬림이라는 동일한 종교, 그리고 아랍어라는 동일 언어권으로 묶인 이들은 매 경기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아시안컵의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조별 리그 두 경기와 16강전에서 중동의 매운맛을 봤다. 조별 첫 경기에선 바레인을 3-1로 꺾었지만, 요르단과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후반 막판 나온 상대 자책골이 없었더라면, 조 3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산 넘어 산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은 이번 대회 최대 고비였다. 후반 1분 만에 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동점 골로 연장전 기회를 얻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연장한 뒤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선방으로 4-2 승리를 거뒀다.

호주를 누르고 올라간 준결승에서도 한국은 중동팀 요르단을 상대한다. 이미 조별 리그에서 만났던 요르단은 한국에 위기감을 안겨줬던 팀이다. 요르단은 16강에서 돌풍의 팀 이라크를 무너트렸던 만큼,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최근 10번의 대회를 되돌아보면 중동팀이 다섯 차례(1984・1988・1996 사우디아라비아, 2007 이라크, 2019 카타르) 우승을 차지했다. 네 번은 일본(1992・2000・2004・2011)이, 2015년엔 호주가 정상에 올랐다. 대부분 중동, 아니면 동아시아에서 우승이 나왔다.

이번 대회 득점왕 경쟁도 중동 선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양새다. 득점 1위는 6득점을 올린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이미 16강에서 탈락했기에 경쟁자들의 추격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2위 그룹엔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와 카타르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가 나란히 랭크됐다. 일본은 8강에서 탈락했고, 카타르는 4강에서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조별 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아피프이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개최국에서 득점왕이 나온다면 그 의미는 더 크다.

3골을 넣은 선수는 총 넷이다. 한국의 손흥민과 이강인,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 팔레스타인의 오다이 다바그다. 팔레스타인은 탈락했지만, 손흥민・이강인・타레미는 4강, 더 나아가 결승까지 득점왕 경쟁을 펼친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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