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출산 직후부터 '상류 계층 되기' 준비하는 한국"

CBS 오뜨밀 2024. 2. 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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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에디터, 한국 산후조리원 직접 체험
한국 저출산, 비용과 문화 측면에서 분석
"조리원 8백만 원? 양육비 중 일부일 뿐"
"럭셔리 조리원, 상위 계층 지향 보여줘"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가 준비해 왔습니다.

◆ 박수정> 미국의 뉴욕타임스에서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집중 취재했다고 합니다. 특히 호텔 같은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럭셔리 강남 산후조리원을 다뤘다고 하는데요. 기사의 제목은 '서울의 초보 엄마들은 조리원에서 3주 동안의 휴식과 숙면 시간을 보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요. 헤드라인에서 재밌던 점은 이 조리원을 'JORIWON'이라고 우리 말을 그대로 하나의 용어처럼 표기를 해놨다는 점입니다.


◆ 조석영> 이렇게 표기했다는 건 조리원이 미국에는 없다는 거겠죠.

◆ 박수정> 우리나라에는 있는 개념인데 외국에는 대응되는 개념이 없을 경우에 이렇게 한국어를 그대로 영어로 이제 쓰는 경우가 있잖아요.

◇ 채선아> 미국에 산후조리원이 여태 없었다는 얘기에요?

◆ 박수정> 미국에는 우리나라에 해당하는 산후조리 개념, 출산을 하고 일정 기간을 산모가 숙박하면서 어느 시설에서 몸조리한다는  개념의 산후조리 문화는 없다고 보시면 되고요. 물론 최근에 한인들이 산후조리원 사업을 시작해서 개업한 경우는 있긴 하지만 그전에는 없었어요.  대부분 미국의 산모들은 산부인과에서 출산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그냥 유모차 끌고 생활한대요. 물론 몸조리하는 기간을 집에서 갖기는 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산후조리사를 집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렇게 흔한 경우는 아니라고 하고요. 그래서 뉴욕타임스에서 이렇게 대서특필해서 특집 취재를 했고 트렌딩 기사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문화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채선아> 신기해요. 우리 입장에서는 아이 낳고 바로 집에 가서 몸조리한다는 게 조금 상상이 안 되긴 하거든요. 당연한 코스가 조리원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뉴욕타임스에서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 박수정> 이 기사가 재밌는 점은 기자 본인의 경험담이라는 점이에요. 로레타 찰튼이라는 에디터가 뉴욕타임스에서 근무하던 중에 서울에서 아기를 출산하게 됩니다. 근무 중에 출산하면서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을 본인도 처음으로 경험해 보게 된 거죠. 2주 동안 조리원에서 제공받은 서비스를 문화 탐방기 쓰듯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단 하루에 3번 건강한 재료로 식사가 제공이 되는 건 물론이고 얼굴이나 전신 마사지 그리고 신생아를 어떻게 키우는지 육아에 대한 교육도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하고요. 호텔과 같은 독실에서 잠을 잘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기를 수유한 다음에 전문 간호사들이 맡아주고 산모들은 잠을 자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그때 그 독실에서 자는 시간이 산모로서 누렸던 시간 중에 최고의 호사였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박수정> 특히 조리원에 들어가는 비용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2주 동안 조리원에서 숙박하는 비용이 800만 원이었다고 하고요. 전혀 보험 처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근데 이게 누구나 돈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것조차 아니고요. 임신 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이 산후조리원을 예약해도 잡기가 힘들 정도라고 해요.

◆ 조석영> 이런 게 문화처럼 되는 걸 수도 있는 게 이번주 큰 뉴스 중의 하나가 정부가 도입한 신생아 특례대출이었어요. 1%대로 주택자금 빌려주는 건데 이것도 사이트 다운되고 난리 났거든요. 거의 그 수준으로 지금 경쟁하고 있다는 거죠.

◆ 박수정> 이 에디터는 산후조리원 비용을 얘기한 뒤에 바로 이런 내용을 언급하는데요. '산후조리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사실 그 비용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다른 비용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의 낮은 출생률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 조석영> 그냥 럭셔리 체험기가 아니네요.

◆ 박수정>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첫 2주에 천만 원 가까운 금액이 드는 조리원 비용을 보면 한국의 출산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돈이라는 거죠.


◆ 박수정> 실제로 뉴욕타임스에서 작년에, '대한민국은 소멸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낸 적도 있었잖아요. 그만큼 한국의 저출생 위기에 외국에서 관심이 많은데 양육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래라고 하면 안 와닿잖아요. 근데 이 로레타 찰튼이 직접 첫 2주에 천만 원 들었다고 이야기하니까 이게 확 와닿아서 이 기사가 미국에서 잘 팔리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근데 또 여기서 '조동(조리원 동기)'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같은 기간에 출산하고 같이 조리원에 입소했던 그 동기들을 조리원 동기라고 해서 그때 만난 엄마들끼리 아이를 키우면서 쭉 가깝게 지내는 문화가 조리원에 자리 잡았거든요. 근데 단순히 친구가 되는 차원이 아니라고 이 찰튼 기자가 언급하고 있어요. 단순히 몸조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엄마들이 사회적으로 같은 계층의 산모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럭셔리 조리원을 선택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아이도 같은 사회 계층과 어울리게 하고 싶다는 어떤 한 산모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런 마음 때문에 결국은 조금 무리해서라도 럭셔리 산후조리원을 선택한다'는 거죠.

이 기사 말미에 '한국인들은 사회 계층에 아주 예민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큰돈을 들여서 계층을 이렇게 나누게 되는 문화가 결국 역으로 한국의 출생률을 저하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 조석영> 날카로운 분석이긴 한데, 좀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듯 하네요.

◆ 박수정> 이 조리원 문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고요. 오히려 기사 내용을 보시면 이렇게 산모들에 대한 관리를 완벽하게 해 주는 시스템을 미국에도 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댓글에도 한국이 선진국이라서 이런 게 있는 거라면서도 미국에도 들여오자는 의견이 첫 베스트댓글로 올라와 있습니다.


◇ 채선아>산후조리 자체가 뭔가 잘못된 문화라는 건 아니고 거기 들어가서 극단적으로 계층을 나누는 것, 그게 결국엔 저출산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네요. 오늘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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