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고대 산호초로 보는 엘니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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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동태평양에 나타난 엘니뇨의 징후를 보여준다.
2023년 12월 엘니뇨 현상으로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높아졌다.
따뜻한 물이 동태평양으로 유입되는 엘니뇨 현상도 2년째 지속됐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은 2019년부터 바누아투의 산호초 군락을 분석해 지구 온도가 낮았던 시기와 높았던 시기에 엘니뇨 현상의 빈도수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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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동태평양에 나타난 엘니뇨의 징후를 보여준다. 2023년 12월 엘니뇨 현상으로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높아졌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평균 수온보다 높은 것을 나타낸다. 푸른색 지역은 평균 수온보다 차갑다.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서태평양의 따뜻한 물이 동태평양으로 유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엘니뇨는 페루, 칠레 연안 등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기후 변동 현상이다.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2023년 지구 온도는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 따뜻한 물이 동태평양으로 유입되는 엘니뇨 현상도 2년째 지속됐다.
1일(현지시간) '사이언스'는 엘니뇨로 인해 페루·칠레 연안이 따뜻해지면서 지역사회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따뜻한 물이 아마존강에 유입돼 핑크 돌고래가 질식사하고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멸치들이 살기 어려워져 전통적인 멸치 어업이 어려워졌다. 2023년 10월엔 뜨거운 해수온도가 허리케인 '오티스'를 가속화해 멕시코 태평양 연안이 황폐화됐다.
무엇보다 엘니뇨 현상으로 태평양이 대기중의 열을 흡수하는 양이 적어지면서 2023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기후·기상학계는 지구온난화가 심화될 경우 엘니뇨 현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지, 그 여파는 얼마나 클지 분석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고대 산호초 군락을 통해 엘니뇨 현상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해수면 아래 잠겨있던 산호초 군락이 발견되면서 산호초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 고대부터 이어진 기후 변화를 유추할 수 있게 됐다.
산호초의 뼈대는 주변 물에서 침전된 탄산칼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산호초의 성분을 분석해 수온의 변화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연구팀은 2019년부터 바누아투의 산호초 군락을 분석해 지구 온도가 낮았던 시기와 높았던 시기에 엘니뇨 현상의 빈도수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 봤다. 그 결과 지구 온도가 낮을 때 엘니뇨,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 빈도는 현재 대비 적었지만 극적인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더라도 엘니뇨 같은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진 않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연구 대상이 된 시기는 해류 순환을 통해 지구 온도 편차를 줄이는 '해류의 순환벨트'가 약화됐을 때여서 분석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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