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볼 하는 애가 아니에요” 한화 19세 ‘아기 독수리’ 향한 따뜻한 시선…5선발 꿰차면 ‘대박’[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볼, 볼 하는 애가 아니에요.”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신인 황준서(19)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아, 황준서를 키워야 하는데.”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이 관계자는 황준서가 정말 ‘공 빠른 KIA 윤영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단, 한 시즌을 선발투수로 버틸 수 있는 스태미너를 갖춰야 하고, 윤영철처럼 경기운영능력이 좋은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교교 시절까지의 모습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아무래도 윤영철보다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장충고 시절 통산 WHIP 1.00에 통산 평균자책점 1.93이었다. 3학년 때는 150km까지 찍었다. 140km대 후반에 안정적인 커맨드, 수준급 변화구 구사능력을 겸비했다. 최원호 감독은 “괜히 전체 1번은 아니다”라고 했다.
단, 한 눈에 봐도 확실히 몸이 가늘었다. 많이 먹는데 잘 안 찌는 체질이다. 그러나 한화는 내부적으로 황준서에게 절대 인위적인 벌크업을 지시하지 않기로 했다. 수년간 꾸준히 운동하고 체계적으로 몸 관리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체격이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인위적으로 살을 찌우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황준서는 “78kg 정도 나간다. 딱 이 정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선배님들이 어차피 찌게 돼 있으니 하던대로 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1~2년 선배 문동주와 김서현도 황준서를 챙기기 시작했다. 김서현은 “올해 1군에 같이 있으면 이것저것 알려주고 챙겨주려고 한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같이 뛰었다”라고 했다.
황준서에겐 꿈만 같은 나날이다. 해외에서의 훈련이 작년 가을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이후 두 번째다. 호주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봤다고. 그는 “날씨가 너무 좋다. 따뜻하다. 미야자키 이후 해외는 처음이다”라고 했다.
황준서의 진짜 꿈은 1군 선발진 안착일 것이다. “얼떨떨한데 내가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1~3선발은 확실하다. 여기에 4~5선발을 두고 장민재, 김민우, 김기중, 남지민 등이 경합하는 구도다. 여기에 황준서도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황준서는 3일 불펜피칭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포수에게 피드백을 받을 때는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풋풋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공이 너무 낮게 꽂히는 느낌이 있어서, 높게 보고 던지라고 주문을 받았다”라고 했다.
올해 황준서를 먹여살릴 변화구 위닝샷은 스플리터다. 고교 시절부터 즐겨 구사했고, “타자들이 속아주니 계속 던졌다”라고 했다. 한화는 내부적으로 황준서의 스플리터 등 변화구 역시 1군에서 통할 것이라고 본다.
모든 사람이 아기 독수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최원호 감독은 황준서가 선발진에서 탈락해도 불펜 투수로서의 활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되도록 올 시즌부터 1군 주요전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5선발로 시즌을 완주하면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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