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소니에 따라잡힌 삼성이 꺼낸 반전 카드 3가지 [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4. 2. 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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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 기자의 위클리반도체-2월 첫 번째 주]

만화 ‘유희왕’ 자료=TV도쿄
이번주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2.8조라는 부진한 지난 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극심한 반도체 경기 불황을 겪은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그룹에게 2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따라잡히는 굴욕을 맛봤습니다.

새해 반전을 꾀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3가지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이번주 위클리 반도체에서는 실적발표 현장에서 제시된 삼성의 올해 전략과 실현 가능성을 쉽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카드1. 작전명 ‘샤인볼트’ …HBM 신무기 상반기 양산
삼성전자 HBM3E 샤인볼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분명하게 반도체 회복이 시작됐다고 공표했습니다. 특히 정상화 시점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인상적이었죠.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D램은 올해 1분기, 낸드는 올해 상반기 내에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요·시장 환경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D램과 낸드 모두 올해 상반기에는 반등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D램 가격 추이. 자료=D램익스체인지
이 같은 장미빛 전망은 근거 있는 자신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5Gb)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에 비해 9.1% 상승한 1.8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0월 14.5%, 11월 3.3%, 12월 6.5%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했죠.

이 같은 시각에 대해선 투자 업계도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낸드플래시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D램 실적 개선 폭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화증권(8400억원), 키움증권(4000억원), 유진투자증권(3000억원) 등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올해 1분기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 같은 회복세에서 ‘방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습니다. 확실한 정상화를 위해 당분간 감산 기조를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시설 투자는 늘려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이날 삼성은 “HBM3E(5세대)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양산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HBM4는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HBM 매직’은 이미 SK하이닉스가 증명했습니다. 이를 앞세워 4분기 삼성보다 한발 먼저 반도체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죠.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현재 4세대 제품인 HBM3을 양산 중인데, 이를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HBM3E 주문 물량 역시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카드2. TSMC·엔비디아 연합 대항할 ‘2나노’ 첫 고객 벌써 정해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 참석한 샘 올트먼. 사잔=APEC CEO 서밋2023
삼성이 내놓은 두 번째 카드는 내년 예정된 2nm 파운드리 기술입니다. 이날 삼성전자가 최근 2나노 AI(인공지능)가속기 과제를 수주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AI 가속기는 AI를 구현하고 실행하기 위해 각종 정보 처리와 연산에 특화된 하드웨어 장치를 의미합니다. GPU(그래픽처리장치)와 NPU(신경망처리장치)로 양분되죠.

현재 시장은 엔비디아 GPU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TSMC와 막강한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어서 삼성이 들어갈 틈이 쉽게 나지 않았죠.

헌데 기회가 새로 열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라이벌인 AMD 등도 잇따라 AI 가속기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대 요인은 챗GPT의 아버지 ‘샘 알트먼’입니다.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용 칩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최근 한국을 방한해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과 은밀하게 회동하기도 했습니다.

카드3. 돌풍 갤럭시S24 “1000만대 넘게 팔릴 듯”
프랑스 파리 웨스트필드 쇼핑몰에 마련된 ‘갤럭시 S24 시리즈’ 체험 공간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이 꼽은 마지막 카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AI폰 갤럭시S24의 흥행입니다.

4분기에는 지난해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폴드5 출시 효과가 약해지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분위기는 전혀 달라졌습니다. 갤럭신24가 이미 역대 최다 사전판매를 기록하는 등 초기 시장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사전판매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1주일 동안 121만대가 사전판매되며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사전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부가가치가 큰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가 6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 1분기에만 갤럭시 S24 시리즈가 1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히든카드! 판을 뒤집는 ‘대형 M&A’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실적발표에서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삼성이 숨겨둔 히든 카드는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대형 M&A를 통해 판을 통째로 뒤집는 것이죠.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대형 M&A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가능하다면 좋은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고 언급했습니다.

한 부회장이 M&A를 직접 거론한 건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입니다. 올해는 ‘연내’를 강조한 만큼 정말 ‘빅딜’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죠.

업계는 2월 중 이재용 삼성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후 삼성이 대형 M&A를 발표하면서 ‘초격차 경영’에 나설 가능성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 줄 요약* 1. D램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메모리 반도체는 3000억 이상 흑자가 기대된다. 2. 내년 예정된 2nm 공정 첫고객 소식을 공개하며 파운드리 부문도 자신감을 보였다. 3. 또 다른 기대주인 AI폰 갤럭시S24는 1분기 1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전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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