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이드에 다년계약+트레이드+예비역까지…롯데 불펜 진짜 강력해진다

윤욱재 기자 2024. 2. 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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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불펜투수진의 핵심 선수인 김원중(왼쪽)과 구승민. 이들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괌(미국), 윤욱재 기자] 정말 롯데 불펜투수진은 올해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해 롯데는 6월 초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끝내 정규시즌을 7위로 마감하면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돌이켜보면 불펜투수진의 활약에 희비가 엇갈린 시즌이었다. 롯데는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중심으로 김상수, 최준용, 구승민이 셋업맨으로 나서며 나름 탄탄한 필승조를 구축했다. 만일 선발투수가 무너지더라도 김진욱이 이를 수습하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1년 내내 이들 만으로 불펜을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 롯데는 필승조와 필승조가 아닌 투수들의 격차가 컸고 이는 불펜투수진 운영에 치명적이었다. 롯데의 작년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3.83으로 리그 3위였으나 팀 불펜투수 평균자책점은 4.63으로 8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해보다 양과 질이 모두 풍족해진 롯데 불펜투수진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 불펜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바로 좌완 릴리프의 부족이었다. 김진욱 1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김진욱은 지난 해 4월에 10경기를 나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00에 피안타율 .057로 언히터블 그 자체였으나 6월에는 홀드 2개와 평균자책점 21.00으로 부진했고 이후에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의 선택은 트레이드였다. 롯데는 지난 해 11월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LG에서 뛰던 베테랑 좌완 불펜 진해수를 영입했다. 진해수는 개인 통산 788경기에 등판해 23승 30패 2세이브 152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하고 있는 베테랑 투수로 그가 기록 중인 통산 152홀드는 역대 통산 홀드 3위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누적 기록을 나타낸다. 불펜투수가 풍족한 LG에서는 점점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롯데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롯데는 베테랑 좌완투수 임준섭도 데려왔다. 임준섭은 지난 해 SSG에서 뛰었고 41경기에서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던질 수 있는 효용 가치가 있는 선수다.

지난 해 롯데의 필승조로 맹활약하며 최근 롯데와 다년계약을 체결, '방출 신화'를 이룩한 김상수는 "진해수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릴리프가 왔고 임준섭이라는 친구도 왔다. 그래서 조합이 더 좋아질 것 같다. (김)원중이나 (구)승민이도 중요한 시즌인 만큼 분명히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다"라고 한층 풍족해진 불펜투수진에 기대를 나타냈다.

▲ 지난 해 11월 롯데로 복귀한 박진형은 과거 필승조로 뛰었던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베테랑 우완 김상수는 최근 롯데와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롯데 자이언츠

마침 김원중과 구승민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맞고 있다. 충분히 'FA로이드'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김원중은 지난 해 63경기에 나와 5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2021년 35세이브를 거둔 이후 다시 한번 30세이브 고지를 점령했고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돌파하면서 순수 롯데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구승민도 롯데 불펜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선수다. 지난 해 67경기에서 2승 6패 3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한 구승민은 롯데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 통산 100홀드를 돌파하고 4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롯데 불펜에서는 최준용의 활약도 필수적이다. 최준용은 지난 해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47경기에 나와 2승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지난 해에는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4월 말부터 1군에 올라오면서 셋업맨 역할을 해냈고 롯데도 최준용의 가세로 접전 경기들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달콤한 9연승 행진을 펼칠 수 있었다. 최준용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타자 전향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다시 투수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왕'에 등극한 것처럼 이제는 롯데 불펜의 왕으로 떠오를 시기다.

'예비역' 우완 박진형의 합류도 반갑다. 박진형은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갔던 2017년 홀드 10개를 따내면서 필승조 역할을 해냈던 선수로 2020년에는 홀드 17개를 적립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된 박진형은 현재 괌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필승조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박진형은 "필승조에 있는 형들보다 잘 하고 싶다. 불펜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유망주인 이민석도 주목해야 할 카드다. 이민석은 지난 해 개막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입었고 이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로 이어졌다.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민석은 "내가 다치기 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KBO 리그판 오타니'로 주목을 받았던 특급 신인 전미르도 투수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그의 보직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전미르의 보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선발투수 후보군에서는 빠져 있는 상황이다. 150km대 강속구도 던질 수 있는 전미르가 롯데 불펜투수진에 가세해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는 이미 애런 윌커슨, 찰리 반즈, 박세웅, 나균안 등 1~4선발이 확정적이라 5선발만 찾으면 선발투수진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발투수진만 완성한다고 해서 롯데의 승리를 100%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해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해낸 반즈는 팀내 최다승을 기록했는데 고작 11승이 전부였다. 반즈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는 1명도 없었다. 박세웅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으나 9승에 만족해야 했다. 나균안도 3점대 평균자책점(3.80)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승리(6승)보다 패전(8패)이 더 많았다.

그래서 불펜투수진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선발투수진과 함께 호흡할 불펜투수진만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 그만큼 롯데 투수진도 강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돌아온 주형광 1군 투수코치도 "불펜에 활용할 수 있는 선수가 많아졌다. 김원중, 구승민, 김상수, 최준용, 박진형 등 여러 선수들이 있다"라고 불펜투수진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정말 올해는 롯데 불펜투수진이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아직 뚜껑을 열기 전이지만 기대감을 숨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 진해수가 불펜 피칭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해 11월 진해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셋업맨 최준용은 지난 해 홀드 14개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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