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류현진 안 사?' 이제 'FA 빅2' 다음 매물, 저비용·고효율 자원 주목... 새 행선지 결정 임박했다

양정웅 기자 2024. 2. 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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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 공식 SNS
류현진.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의 올겨울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하나둘씩 선수들이 행선지를 찾아가는 가운데,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류현진(37)이 '투수 빅2' 다음 가는 평가를 받으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 "FA 중 최고의 좌완투수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를 제외하면 류현진과 마이클 로렌젠 정도가 차선책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날도 빅리그 이적시장에서 한 투수가 2024시즌 소속팀을 찾았다. 류현진의 LA 다저스 시절 팀 동료였던 좌완 알렉스 우드(33)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인센티브 포함 1년 850만 달러(약 113억 원)에 계약을 맺은 것이다.

2013년 애틀랜타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우드는 다저스(2015~2018년, 2020년), 신시내티(2019년)를 거쳐 2021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다. 통산 269경기(202선발)에 등판해 76승 65패 7홀드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거뒀다. 2017년에는 16승 3패 평균자책점 2.72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승률 1위(0.842)에 오르는 등 준수한 선발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9경기(12선발)에 나와 5승 5패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알렉스 우드. /AFPBBNews=뉴스1
비록 최근 2시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진 못했지만, 경험이 많으면서도 저렴한 선발투수로서 우드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고 결국 오클랜드가 그를 데려가게 됐다. 스몰마켓이면서 지난해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선수가 단 한 명(JP 시어스)일 정도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오클랜드에는 최적의 자원이었다.

이에 앞서 또다른 좌완 제임스 팩스턴(36)도 지난달 23일 다저스와 1년 1200만 달러(16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선발 자원들이 속속 팀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류현진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8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꾸준히 5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시즌 11경기에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강한 복귀를 알렸다. 비록 패스트볼 평균 구속(88.6마일)은 수술 전인 2021년(89.9마일)에 비해 줄었지만,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술을 받은 만큼 과거처럼 180~190이닝씩 던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5선발급 자리에서 매 경기 5이닝 정도만 소화해준다고 해도 영입하는 팀은 큰 도움이 된다. 저렴하면서도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투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MLB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든은 디 애슬레틱을 통해 "류현진이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약 기간 1년, 총액 8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여기에 시장에서 경쟁자로 여겨졌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계약을 맺으면서 류현진의 차례도 곧 오리라는 예상도 가능해졌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션 머나야가 뉴욕 메츠와 2년 2800만 달러(약 368억 원) 계약을 따냈고, 팩스턴과 우드 등도 소속팀을 찾으면서 이제는 류현진이 시장에 남은 투수 중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가치를 지닌 선수가 됐다.

물론 최대어는 아니다. 3일 현재 시장에 남은 투수 중 '빅2'는 바로 스넬과 몽고메리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그는 빅리그 통산 8시즌 동안 191경기에 등판해 71승 55패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도 180이닝 동안 234탈삼진을 잡아내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냈다.

몽고메리는 지난해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 34패 평균자책점 3.68의 기록을 낸 몽고메리는 지난해 텍사스 이적 후 11경기에서 4승과 2.79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고, 휴스턴과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잘 던지며 팀의 월드시리즈 제패에 발판이 됐다.

블레이크 스넬. /AFPBBNews=뉴스1
하지만 이들은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에 따르면 한 술 더 떠 스넬은 최소 2억 4000만 달러(약 317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원하고 있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팀은 쉽사리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연봉 1000만 달러 규모가 예상되는 류현진은 위험부담은 적으면서 성공했을 때 돌아올 이득은 크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SNS 계정인 MLB 데드라인 뉴스는 최근 시장에 남아있는 FA 투수 가치 순위를 소개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2024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예상을 기준으로 한 순위에서 류현진은 스넬(3.3)과 몽고메리(3.2) 다음 가는 1.8의 WAR이 기대되며 3위에 올랐다. 이는 3차례 사이영상(2011, 2013~2014년)을 수상한 클레이튼 커쇼(1.7)보다도 높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에 대해 "확실히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의 프로필엔 여전히 강력한 선발 투수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토미존 수술 이후 지난해 8월 복귀해 11차례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2018~2020년(56경기 선발 ERA 2.30) 지배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선발 투수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이어 "방 안의 코끼리는 부상 이력이다. 류현진은 2022년 수술 외에도 왼쪽 어깨 수수로가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2015시즌 전체와 2016시즌 대부분을 결장했다"며 "2017년 이후 그는 7시즌 중 3시즌 동안 100이닝을 넘기는 데 그쳤다. 개막일 전에 37세가 되며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커리어 최저치인 88.4마일(142.3㎞)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에 대한 평가도 비슷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건강만 유지한다면 2024년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모든 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류현진의 친정팀이자 그가 KBO 리그로 복귀하면 돌아와야 하는 구단인 한화 이글스도 여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원호(51) 한화 감독은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팀의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큰 선수(류현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미국에서 계약 소식이 안 들리는 걸로 봐서 계속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며 "계약 소식이 있어야 기대를 접지(웃음)"라고 말했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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