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화계의 새로운 바람"…장재민 작가의 용기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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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민 작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 장재민은 아크릴릭 구아슈의 물성을 응용해 풍경을 전시 공간으로 환기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장재민은 이번 전시에서 건조한 듯 얇은 레이어들이 뭉근한 깊이감을 자아내고, 관찰자의 시선을 구름처럼 드러난 풍경 속으로 스며들게 한 그림을 보여준다.
장재민은 빠른 필치와 대담한 구성으로 현대회화의 문법을 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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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갤러리에서 3년 만에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3월2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장재민 작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학교 때까지 허들 육상선수였지만, 고등학교는 예고에 진학해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도 비슷한 강도의 고통이 수반하는 선택에 나섰다. 종전 작업에서 주재료로 사용한 유화를 과감히 버리고 아크릴릭 구아슈를 선택한 것이다.
장 작가의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가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3월2일까지 열린다. 2020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부엉이 숲'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서 장재민은 아크릴릭 구아슈의 물성을 응용해 풍경을 전시 공간으로 환기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회화적 언어를 확장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아크릴릭 구아슈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것을 택했다.
수성 매체인 구아슈는 빨리 마르기 때문에 작가의 손짓이 여실히 드러난다. 수분에 따라 물성을 얕고 부드럽게 쌓을 수 있어 유화와는 다른 결의 매트한 층위를 구현할 수 있다.
구아슈의 이런 특징은 붓의 운동성을 드러내 화면을 개방하고, 은유의 테두리 밖에서 서성이는 미지의 서사를 감지하게 한다. 장재민은 이번 전시에서 건조한 듯 얇은 레이어들이 뭉근한 깊이감을 자아내고, 관찰자의 시선을 구름처럼 드러난 풍경 속으로 스며들게 한 그림을 보여준다.
풍경화와 정물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그는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과학적으로 대한다는 서구의 거만함도 없으며, 기운생동을 표방해 도달하기 어려운 고원한 지점에 가치를 두지도 않는다.
풍경을 접하고 사물을 마주하는 처음의 순수한 상태, 모든 것이 파악되지 않은 모호한 상태를 있는 그대로 그린다. 밤낚시가 유일한 취미라는 그가 어둠 속 낚시터에서 보는, 모든 것이 흐리고 불분명한 전경과 맞닿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의 풍경이나 사물은 마치 화면에서 부유하면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전시명을 '라인 앤 스모크'라고 명명한 이유다.
장재민은 빠른 필치와 대담한 구성으로 현대회화의 문법을 깨고 있다. 정물화와 풍경화가 공존한다든지, 중심 테마가 존재해야 할 중심은 비워지고 주변부가 채워진다든지, 화면이 낱낱이 분리되어 공기로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든지 하는 그의 회화는 파격의 연속이다.
이런 그의 시도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지를 구축해 한국 회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한다. 출품작 '나무', '먼 곳의 밤', '새들의 자리', '언덕', '폭포', '검은 산의 새' 등은 근래 우리 회화계에서 흔치 않았던 회화 유형이자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장재민은 1984년생으로 홍익대 회화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금호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보안1942,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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