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노인돌봄센터, 소외 노년층 사랑방 됐다

김혜인 기자 2024. 2.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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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해 집에만 있는 고려인 노인들의 사랑방이자 쉼터가 되길 바라요."

광주 고려인 노인 돌봄센터는 나이가 들면서 노동력을 잃고 홀로 집에 머무는 고려인 노인들의 사랑 방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에서는 70대 고려인 여성 5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고려인 노인 돌봄센터는 지난달 26일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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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 70세 이상 200명. 30여명 거동 불편
노인 무료 점심 제공…치매예방·한국어교실 운영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내 노인돌봄센터에서 노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24.02.02.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거동이 불편해 집에만 있는 고려인 노인들의 사랑방이자 쉼터가 되길 바라요."

광주 고려인 노인 돌봄센터는 나이가 들면서 노동력을 잃고 홀로 집에 머무는 고려인 노인들의 사랑 방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에서는 70대 고려인 여성 5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점심시간 고려인 노인 20여명에게 무료 급식 봉사를 마친 뒤 고향·자녀·반찬 만들기 등 일상 이야기를 공유했다.

평소 집에 홀로 있을 시간 또래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이 중 한 여성은 러시아어로 "나 74세야. 우리 친구네"라며 새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서투른 한국말로 '아리랑'을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추는 노인도 있었다. 돌봄센터에서 한글·애국가를 배우고 싶다는 노인도 나왔다.

김울리아나(70)씨는 "지인이 써주는 농장 일도 겨울철이라 일감이 없다.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며 "평소라면 집에 혼자 있을텐데 센터가 생기면서 이웃과 소소한 행복 누리고 있다"고 했다.

1년 반 전 광주고려인 마을에 정착한 러시아 크룸반도 출신 허루이자(74)씨는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에 맞춰 한국무용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고려인 노인 돌봄센터는 지난달 26일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매주 5차례 고려인 노인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한국어교실, 치매예방, 부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주 고려인 마을 내 노동력을 잃은 70세 이상 노년층은 200여명이다. 이 중 20~30명은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4일 "돌봄센터가 소외된 노년층이 모여 정을 나누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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