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러 한국 들른 힝둥새 몸에서 SFTS 감염 진드기 나와

홍준석 2024. 2.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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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걸리면 10명 중 2명이 사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철새를 타고 퍼질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조류연구센터 홍길표 과장은 "1천60마리 가운데 1마리에게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따라서 철새의 SFTS 감염률은 0.09%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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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매개 SFTS 전파 가능성…"감염률 낮아도 모니터링 필요"
힝둥새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사람이 걸리면 10명 중 2명이 사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철새를 타고 퍼질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작년 3∼5월과 8∼11월 전남 신안군 흑산도와 칠발도, 충남 태안군 가의도에서 가락지부착 조사를 위해 포획한 철새 1천60마리를 검사한 결과 41마리(3.9%)에게서 진드기 121마리가 발견됐다.

채집된 진드기 중에는 참진드기과에 속하는 고슴도치참진드기와 일본참진드기도 있었다. 참진드기과는 SFTS 주요 매개체다.

실제로 작년 3월 22일 잡힌 힝둥새에게서 나온 고슴도치참진드기는 SFTS 바이러스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힝둥새는 북쪽 번식지와 남쪽 월동지를 오가는 봄과 가을에 국내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나그네새이자 한국에서 겨울을 보내기도 하는 겨울철새다. 땅 위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진드기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한국을 찾아온 철새에게서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나온 것은 이번 사례를 포함해 모두 2건이다.

작년 4월 서울대 산림과학부 연구진이 중국에서 인천 대청도로 날아온 촉새 몸에서 떼어낸 진드기에게서 SFTS 바이러스를 검출한 적 있다.

대표적인 SFTS 매개체인 작은소피참진드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류연구센터는 철새로 인한 SFTS 감염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조류연구센터 홍길표 과장은 "1천60마리 가운데 1마리에게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따라서 철새의 SFTS 감염률은 0.09%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파 가능성이 작더라도 감염되면 위험하기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소형 참새목 조류 가락지부착 조사와 병행해 진드기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도 올해부터 서울대 수의과대학 등과 협력해 철새를 대상으로 SFTS 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조류를 대상으로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입소하거나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려 폐사한 개체를 중심으로만 SFTS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조사에서는 아직 양성 판정 사례가 나온 적 없다.

SFTS는 주로 진드기에게 물릴 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감염자 혈액이나 체액으로 인한 접촉감염도 보고된 적 있다.

진드기에게 물린다고 꼭 SFTS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는 전체의 0.5%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치명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22년까지 1천697명이 감염되고 317명이 사망해 누적 치명률 18.7%를 기록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는데, 기후변화로 진드기 개체수가 많아지고 분포범위가 넓어지면서 SFTS 전파 위험은 커지고 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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