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명 "코미디의 진수 '모래꽃', 정말 하고 싶었죠"[★FULL인터뷰]
이주명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극본 원유정, 연출 김진우, 이하 '모래꽃')와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래꽃'은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이주명은 극 중 오유경 역을 맡았다. 오유경은 어린 시절 이름은 오두식으로, 당시 온 동네 남자아이들을 휘어잡는 골목대장이자 운동부 코치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자신의 롤모델을 따라 이름을 바꾸고 거산으로 돌아온 인물.
이주명은 "방송이 일주일 동안 미뤄져서 아쉽긴 하지만 또 기대를 일주일 동안 가진 거다"라며 "내가 재밌게 읽었던 대본이고 배우들과의 합도 너무 좋았다. 많이 기대했고 노력했던 작품이라 애틋하다. 진심을 담아서 연기한 만큼 진지하고 따뜻하고 시청자들이 받아주는 거 같아서 뿌듯하고 벅차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첫 단독 주연이 됐다. 극을 전체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었냐고 묻자, "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긴장감과 부담은 없었다면 허세다. 좀 떨리고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 싶었다. 근데 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 미궁 속으로 빠지는 기분이 들더라"며 "현장에 가선 느끼는 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서로 케미도 좋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잘 이끌고 당겨줬다. 그래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함께 만들어 갔다. 배우들에게 고맙고 많이 오랫동안 기억될 거 같은 작품"이라고 답했다.
또한 "극을 이끄는 큰 역할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뭔가 애를 쓰면 수렁에 빠지더라. 난 좋아하는 연기도 '툭' 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 그게 어려웠다"며 "어떤 역할, 위치든 애를 많이 써도 티는 많이 나지 않았으면 했다"라고 덧붙였다.
운동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보통 종목에 따라 드라마의 인기도가 정해지기도 한다. 씨름이 아쉽게도 대중적인 운동이 아닌 만큼, 이에 대한 불안감은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주명은 "사실 없었다. 배우들끼리는 '이런 소재가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신난다'는 것이었다. 씨름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감독님이 생동감 있게 찍어줘서 그런 부분을 더한 거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대본 봤을 때 너무 재밌어서 하고 싶다고 했다. 여태 비친 이미지는 사투리의 '사'도 모르는 이미지였다. 녹음해서 전달하고 미팅해서 보여드리겠다. 그걸 예쁘게 봐준 거 같았다"라며 "이 작품은 모든 캐릭터가 유쾌했다. 정말 웃기려고 웃긴 게 아니라 캐릭터에 각자 녹여서 진지하게 웃기는 게 코미디의 진수 아닌가. 그런 드라마 같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주명은 극 중 장동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로맨스는 물론, 극 중 일련의 사건들을 함께 겪기도 한다. 이에 "내가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가장 친한 친구랑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 (장) 동윤 오빠가 편하게 잘 이끌어 주기도 했지만 순수하다. 장난쳐도 반응도 재밌고 그 부분이 백두라는 캐릭터랑 닿아있어서 그 부분이 애드리브로 나오기도 했다"라며 "이런 배우들을 다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앞으로 못 만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행복한 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동윤은 '모래꽃'에서 씨름 선수 역할을 위해 14kg를 증량해 이목을 끌었다. 이주명은 "살 뺀 건 진짜 대단하다. 배우는 육체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력도 중요하단 생각을 하는 게 정말 좋더라. 배울 점도 많고 내가 저렇게 찌우라고 하면 찌울 수 있을까, 배우로서 내려놓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멋있는 거 같았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 힘들었다면 날씨, 더위 등 천재지변이었다. 나머지는 같이 촬영장에 없을 때도 카톡으로 촬영장으로 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촬영한 순간만큼은 재밌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주명은 '모래꽃'을 희망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게 희망적인 키워드라고 받아들였다. 두식이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 주민 캐릭터를 보면서 개개인 꽃을 키운 거 같다. 나도 이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하는 게 잘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라며 "'더 잘할 수 있나' 하는 벽에 부딪힐 때가 있었는데 그런 거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도 있다, 정해진 건 없다는 걸 배웠다. 꽃을 피우긴 한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난 열심히 일했고 보람찼다. 한 달을 누워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방 촬영이다 보니까 집에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뿌듯한 한해였다고 마무리했다"라며 "새해 목표는 '여전히 쫄지 말자'이다. 촬영장에서도 대사할 때도, 지금도 매 순간 쫄지만 티를 안 내는 편인 거 같다. 하고자 하는 얘기, 진심을 꺼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현장 나오기 전에 호들갑을 다 떨어야 편안한 마음으로 하는 게 내 노하우다"라고 소망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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