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이제는 울산의 고드리치!’ 고승범, “롤 모델은 이청용! 많이 배우고 있어요”
[포포투=정지훈(일본 가고시마)]
이제는 울산의 고드리치다.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처럼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창의적인 패스를 연결해줄 수 있어 ‘고드리치’라는 별명이 붙은 고승범이 울산의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고승범은 2016년 수원 삼성에 입단한 이후 대구FC로 한 시즌 임대 이적을 떠난 것을 제외하고 8시즌을 수원에서 활약하며 사실상 ‘원 클럽 맨’과 같은 입지를 다졌다. 팀의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하던 고승범은 2019시즌 수원의 FA컵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대회 MVP로 등극, 사실상 팀의 에이스가 되었음을 입증했다.
리그와 컵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고승범은 결국 2022시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과 A매치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대표팀 명단에 오르던 고승범은 김천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2023시즌 리그 32경기에 출장하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고승범의 활약은 좋았지만, 수원의 성적은 최악이었다. 수원은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이병근 감독이 경질됐고, 이후 김병수 감독이 부임했지만 역시 성적부진으로 팀을 떠났다. 시즌 막판에는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결국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고승범은 고심했다. 이미 K리그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았기에 많은 팀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울산과 서울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국 고승범은 수원을 떠나 울산으로 이적을 결심했고, 홍명보 감독과 손을 잡았다.
수원 팬들에게는 미안함이 컸다. 울산의 전지 훈련장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만난 고승범은 “협상하는 과정이 길어진 것은 당연하다. 수원에서는 안보내고 싶은 것이 당연하고, 서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원을 떠나는 것이 마음이 정말 좋지 않았다”며 울산으로 이적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수원이 좋은 상황에서 나가더 마음이 좋지 않았을 텐데, 강등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감사하고, 미안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멋진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이 강하다”며 수원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제는 울산의 ‘고드리치’다. 고승범은 수원처럼 ‘푸른’ 유니폼을 입는 울산에서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첫 리그 우승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울산 현대 미드필더 고승범 인터뷰]
-울산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가?
아직 어색하지만 유니폼에 파란색이 있어서 좋다. 구단의 모든 분들이 다 잘 챙겨주신다. 절 적응할 수 있도록 감독님과 선수들이 잘 도와주고 있다.
-울산의 분위기는 어떤가?
팀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좋다. 훈련을 할 때 진지하게 임하고, 실전처럼 몰입도가 있어서 좋았다. 생활에 있어서는 자유롭다. 운동과 휴식의 밸런스가 확실하다. 생각을 많이 하고 왔다.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홍명보 감독의 존재가 영향을 미쳤는가?
그렇다. 저한테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신다. 부담감을 갖지 말고 최대한 편하게 생활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더 빨리 적응하고 있다. 사실 울산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홍명보 감독님의 영향이 컸다. 감독님은 축구계의 레전드다.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밖에서 봤을 때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느꼈는데, 들어와서도 똑같다. 무게감이 확실히 있다. 말씀을 자주 해주신다. 편하게 오셔서 자주 말을 걸어주시는데, 감사하게 생각한다. 성격 자체가 낮을 좀 가리는 스타일인데, 감독님이 먼저 다가와 장난도 치신다. 반전 매력이 있다.(웃음)
-홍명보 감독이 이번 시즌에는 역동적이면서도 공수 전환이 빠른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고승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울산에 와서 제일 처음에 이야기 한 부분이다. 많이 뛰어야 하는데, 뛰는 것은 자신이 있다. 민우형도 많이 뛰는 스타일이다. 독사다. 울산의 축구 스타일을 이야기하자면 원래 축구에 좀 더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다. 퀄리티와 디테일을 더 챙기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시너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울산 선수들 중에 만나고 싶었던 선수나, 롤 모델이 있다면?
프로 와서 진짜 잘한다고 느꼈던 선수는 이청용 형이다. 감탄을 많이 했고, 지향해야 하는 축구라고 생각했다. 이제 울산에 왔기 때문에 보고 배우고 있다. 같이 할 수 있으니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발전을 더하고 싶다. 누가 봐도 깔끔하게 축구를 하고, 한수 높은 축구를 하고 있다. 저와는 상반된 스타일이다. 미래를 봤을 때는 제 스타일에 청용이형의 스타일을 더하고 싶다.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이유는?
울산에서도 등번호는 7번이다. 대학시절부터 7번이 행운의 상징이었다. 잘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애착이 크다. 루빅손이 7번을 원했는데 양보를 해줬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프로에 와서 리그 우승은 없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확실히 클 것 같다
수원에 오래 있었다. 팀을 옮기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성장이었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가지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잘해내고 싶다. 많이 배우면서 발전하고 싶고, 우승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사진=울산 HD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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