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어난 주담대…'스트레스 DSR' 앞두고 막차수요 더 쏠릴듯

김근욱 기자 2024. 2. 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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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이 연일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에 대해 "은행권 금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담대 연 3% 초반 상품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수요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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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가계대출, 9개월 연속 증가…주담대가 견인 중
"금리 3% 초반까지 떨어져"…연초부터 가계부채 관리 난항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이 연일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가계대출을 견인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른다는 것이다. '대출 갈아타기' 효과로 금리가 떨어지고 '스트레스 DSR' 도입 전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695조3143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9049억원(0.96%) 불어났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 폭도 지난해 12월 2조238억원보다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가 견인하는 중이다. 주담대 잔액은 534조3251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4329억원(0.8%)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3조6699억원으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 갈아타기 흥행에 금리 '뚝뚝'…대출 증가폭 확대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108%까지 치솟았다. 비교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다만 금융권에선 연초부터 가계부채 관리가 녹록지 않겠다는 전망이 나온다. 첫 번째 이유는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흥행이다. 금융당국은 이용자가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더라도 기존 대출 잔액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갈아타기 서비스의 흥행으로 금리 인하 경쟁에 불이 붙었고, 신규 대출 금리까지 내려가면서 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이후 다수 은행에서 갈아타기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규 주담대도 금리를 인하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금융권의 금리 경쟁이 촉진되면서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수준도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스트레스DSR' 도입 눈앞…'규제 전 대출' 움직임

또 이달 26일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이 이달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트레스 DSR은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금융권은 스트레스 DSR이 본격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시행 전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6500만원인 차주의 경우 스트레스 DSR 규제가 완전히 적용되는 2025년부터 기존 대비 대출 한도가 1억5000만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에 대해 "은행권 금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주담대 연 3% 초반 상품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수요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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