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90-00…'리메이크' 명곡들, 요즘 차트 휩쓰는 이유 [N초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1990년대와 2000년대 곡들을 리메이크한 노래들이 음원 차트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이 집계해 발표한 음원 주간차트에 새로운 변화가 포착됐다. 바로 임재현의 '비의 랩소디'가 1위에 등극한 것. 이후 '비의 랩소디'는 3주 동안 멜론 주간차트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비의 랩소디'는 지난달 31일 지니뮤직이 발표한 2024년 1월 월간차트(집계기간 1월1~25일) 1위에 오르면서 흥행 중이다. 특히 발라드 곡이 지니 월간 차트 1위에 오른 것은 21개월 만이다. 차트 상위권을 아이돌 음원들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지키고 있던 중에 발라드 곡이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비의 랩소디'는 지난 2000년 가수 최재훈이 발표한 곡으로, 지난해 12월 가수 임재현이 리메이크 음원을 발매했다. 원곡 발매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임재현에 의해 다시 한번 재조명 됐다. 특히 임재현의 '비의 랩소디'는 TJ노래방 1월 인기곡에서 2위에 오르면서 단순히 '듣기'를 넘어서 '부르기'에서도 대중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리메이크 곡이 차트에서 힘을 얻고 있는 건 비단 '비의 랩소디'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멜론에서 발표한 1월 넷째 주 차트(1월22~28일)에 따르면, 밴드 너드커넥션이 지난 2006년 발매된 러브홀릭의 곡을 리메이크한 '그대만 있다면'도 9위에 올랐다. 또한 DK가 지난 2002년 발표된 얀의 '심(心)'을 리메이크한 곡이 40위에, 배우 안세하가 2000년 포지션이 부른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재해석한 곡이 45위에, 정인호가 2001년에 부르고 #안녕이 리메이크한 '해요'가 53위에 각각 포진되어 있다.
음원 차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메이크 곡들 외에도 다양한 1990년대와 2000년대 음악들이 최근 많은 가수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뉴진스가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1996)을 리메이크했으며, 지난달 15일에는 에스파가 서태지의 '시대유감'(1996)을 리메이크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솔라가 지난달 18일 김광석의 '사랑했지만'(1991)을, #안녕이 KCM의 '은영이에게'(2004)를 지난달 19일 재해석해 발매하면서 리스너들에게 다가섰다.
리메이크 곡들이 다수 소개되는 건 가요계에 흔한 일이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을 오랜 기간 차지하고 있는 점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최근 리메이크 곡들이 다수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발표된 음악들이라는 점이 시선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른바 '뉴트로'라고 해서 과거를 새롭게 즐기는 현상이 유행된 게 꽤 됐지만 그게 꺾이지 않고 더 강해지는 추세"라며 "그들이 새롭게 즐기려고 하는 과거의 시점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쯤의 것들이라는 점도 이러한 리메이크 곡들의 형성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음악을 향유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30대와 40대가 됐는데, 이들은 현재 대중문화에 적극적인 소비자가 아니다"라며 "그래서 그들까지 포섭하기 위한 방식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히트했던 음악들이 리메이크 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리메이크 곡들이 음원 차트에서도 높은 성적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에 정 평론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발라드를 다시 가지고 오고, 이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게 만들면서 3040 음악 소비자들을 어렵지 않게 끌어당기는 것"이라며 "특히 10대들에게는 모르는 음악들이 소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면서 음원 차트 속 남다른 성적을 거두고 있는 1990년대와 2000년대 곡의 리메이크 음원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리메이크 곡들의 향유가 지속되면서 음악 산업이 새로운 음악을 찾기 보다 과거의 영광에만 기대려는 형태로 굳혀질까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현재의 가요계가) 리메이크에만 안주한다면 당연히 그건 음악 산업의 퇴행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대로 하되 동시에 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려는 가요계의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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