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하면 값싼 고춧가루?…"수출 대박" 떠오르는 '3총사'[차이나는 중국]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지난해 중국 기계전자제품 수출은 2.9% 증가한 13조9200억위안(2575조원)으로 전체 수출의 58.6%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광 제품의 합계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29.9% 급증한 1조600억위안(196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위안을 돌파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은 달러화 기준 4.6% 줄어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위안화 기준으로도 0.6%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신싼양' 수출금액은 30% 늘어나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새 얼굴 '신싼양'을 살펴보자.
중국 전기차 수출은 2019년 25만5000대에서 2022년 106만4000대로 급증했으며 2023년에는 67.1% 늘어난 177만대30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출금액 역시 2019년 13억7000만달러(1조8200억원)에서 2023년 들어 11월까지 382억7000만달러(50조9000억원)로 증가했다.
중국 해관총서 대변인이 "중국이 자동차산업의 그린에너지·저탄소 전환에 앞장서면서 전기차 수출이 자동차 산업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고 격찬할 정도로 전기차는 중국의 자랑거리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이 950만대 규모로 성장한 데 힘입어 BYD는 지난해 4분기 순수전기차(BEV) 52만6409대를 팔아 치우며 48만5000대를 판매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가 됐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전기차의 판매 급증에 힘입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12% 성장한 3009만대를 기록하며 처음 300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가 중국 자동차 산업을 견인한 것이다. 특히 중국이 수출하는 전기차의 대당 판매가격은 지난 2020년 1만4500달러(1930만원)에서 지난해 2만3600달러(3140만원)로 올랐는데, 중국이 갈수록 제값을 받고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배터리 수출금액은 2018년 164억달러(21조8000억원)에서 2023년 708억달러로 4배 넘게 늘었다.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무시 못할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점유율 37.4%로 1위를 차지했으며 글로벌 10위권에 중국 업체 6곳이 진입했다. 중국 업체의 합계 점유율은 63.7%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23.1%)을 월등히 초과했다.
지난해 중국 배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142억3000만달러(18조9200억원)의 배터리를 수입했으며 독일이 96억3000만달러(12조8000억원)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79억7000만달러(10조6000억원)로 3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7%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만 보면 1위다. 작년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작년 1∼11월 한국이 중국에서 사 온 수산화리튬은 46억달러(6조1200억원)어치로 2차전지 원재료 수입도 늘었다.
중국 배터리 수출을 집계한 중국화학 및 물리전원업종협회는 베트남이 5위를 차지한 이유도 한국 때문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스마트폰 배터리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33억9000만달러(4조5000억원)의 배터리를 수입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88.2%, 웨이퍼의 97.2%, 셀(태양전지)의 85.9% 및 모듈의 78.7%를 차지하면서 전 세계 태양광 제품 생산능력의 80% 이상을 점유했다.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을 중국이 모두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제품(웨이퍼, 셀, 모듈) 수출금액은 491억달러(65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재밌는 건 수출중량은 1818만톤으로 전년(1448만톤) 대비 25.6%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수출물량은 급증했지만, 가격이 급락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 폴리실리콘 가격이 t당 17만6200위안(3260만원)에서 5만8300위안(1080만원)으로 66.9% 급락하면서 웨이퍼, 셀, 모듈 가격을 모조리 끌어내렸다. 이처럼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한 태양광 제품을 중국이 해외로 쏟아내면서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이 휘청거렸다.
중국 국제금융보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량은 전년 대비 72% 급증한 367기가와트(GW)에 달한다. 1GW는 약 1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반면 지난해 1~11월 중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 규모는 164GW로, 모듈 생산량(367GW)에 비해 200GW 넘게 모자란다. 생산 물량이 국내에서 소화가 되지 않아 중국 태양광업체가 해외로 남는 물량을 쏟아내자 전 세계 태양광 제품 가격은 25% 이상 급락했으며 유럽 태양광업체들은 줄파산 위기에 몰렸다.
지난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의 저렴한 수입품들이 선진국 시장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면서 전기차, 태양광 같은 주요 산업의 일자리를 쓸어버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조사 결과를 올해 말에 내놓을 예정이며 유럽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긴급 지원책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유럽·미국 등 선진국이 거들떠보지 않던 양말, 의류 같은 싸구려 제품이 아니라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모하면서 선진국과의 충돌이 빈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진 '메이드 인 차이나'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유럽·미국만이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의 배터리와 수산화리튬 수입으로 두 품목에서만 100억달러 이상의 대중 무역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변모한 '메이드 인 차이나'에 맞서기 위해, '메이드 인 코리아' 역시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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