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안 나갔어도 홈런 더 못 쳤을 거예요” 한화 24세 최고 3루수의 ‘셀프 팩폭’…홈런왕 2연패 선언[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아시안게임 안 나갔어도 더 못 쳤을 거예요.”
궁금했다. 노시환(24, 한화 이글스)이 과연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안 나갔다면, 혹은 아시안게임이 작년에 없었다면 2023시즌 몇 개의 홈런을 쳤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노시환은 위와 같이 ‘셀프 팩폭’을 했다. 그러면서 “쳐도 1~2개 더 쳤을 것”이라고 했다.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만난 노시환은 “홈런은 6, 7, 8월에 많이 나왔고, 막판엔 많이 안 나왔다. 아시안게임에 안 나갔어도 1~2개 더 쳤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5~8월에 7개, 6개, 6개, 8개를 쳤고 9월 이후엔 2홈런에 그쳤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에도 홈런은 많이 안 나왔다.
노시환은 “홈런을 더 많이 치고 싶은데 전체적인 수치는 모르겠다. 작년보다 많이 치고 싶다. 홈런왕을 한번 해보니 그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다. 2년 연속으로 한 번 받아보고 싶다”라고 했다. 홈런왕의 2연패 공식 선언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최근의 홈런왕 2연패는 2016~2017년 최정(37, SSG 랜더스)이었다. 최정은 2016년 40홈런으로 에릭 테임즈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고, 2017년엔 46홈런으로 단독 홈런왕을 차지했다. 최정은 통산 458홈런으로 KBO 통산 최다홈런 2위를 달린다.
근래 홈런 레이스는 대체로 최정과 박병호(KT 위즈)의 양강구도였다. 아울러 최정은 KBO 레전드 3루수이기도 하다. 노시환은 작년에 처음으로 최정을 눌러봤고, 최정은 장타율 타이틀을 자신이 가져가서 미안하다면서, 연말 시상식에서 재치 있게 얘기하기도 했다.
노시환이 자연스럽게 최고 3루수 배턴을 이어받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 시즌엔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그는 “작년 같은 성적을 장담 못하지만, 성적은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작년보다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건 확실하다. 홈런에 타율까지 보완하면 작년보다 성장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시환은 “한번 잘 해보니까 이 자리를 쉽게 내려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좀 더 야구를 진중하게 하고 싶다. 꾸준하게 보여줘야 좋은 선수다. 부상을 안 당해야 하고 작년 성적에서 주춤하면 안 된다. 작년과 비슷한 성적을 내야 또 인정 받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호주에 채은성과 함께 선발대로 들어와서 구슬땀을 흘린다. 노시환은 “날씨가 너무 좋다. 운동 여건이 너무 좋다. 시차도 별로 없다. 웨이트트레이닝을 3일 하고 하루 쉬는 등 작년과 똑같이 하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시즌 준비 루틴, 타격 매커닉 등 대해선 확신이 생겼다. 이젠 자기 것이 확실히 있다. 노시환은 “수정할 건 없다. 작년에 잘 했으니까, 작년 루틴을 최대한 비슷하게 하면서 몸을 만들 것이다. 뭘 바꿀 생각은 없다. 상대가 내 약점을 공략하겠지만, 나는 강점을 살려서 타격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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