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나미 마이너로 내려갈 수도" 이적과 동시에 '강등설'…'44→47억' 몸값은 높아졌는데 기대치는 그대로?

박승환 기자 2024. 2.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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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로 이적하게 된 후지나미 신타로./MLB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도 있다"

미국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3일(한국시각) 뉴욕 메츠가 후지나미 신타로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후지나미의 계약규모는 1년 350만 달러(약 47억원)로 85만 달러(약 11억원)의 인센티브가 포함이 돼 있다.

고교 시절부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함께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일본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후지나미는 지난 2012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후지나미는 일본 통산 10시즌 동안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남겼고, 지난 2022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지나미는 고교시절부터 오타니와 '라이벌'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였다. 특히 프로 무대를 밟은 직후에는 오타니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데뷔 첫 시즌부터 10승 6패 평균자책점 2.75로 활약, 3년차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는 등 무려 35승을 수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후지나미는 2017시즌부터 고꾸라졌다.

2016시즌에는 승리와 연이 닿지 않으면서 7승(11패)을 수확하는데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25로 좋았던 후지나미. 하지만 2017년에는 평균자책점이 4.12로 크게 치솟더니, 2018년에는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5.32로 '커리어로우'를 찍었다. 이후에도 후지나미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는데, 2022시즌 후반기에서야 데뷔 초반의 좋았던 모습을 되찾게 됐고, 그 기세를 바탕으로 한신의 동의를 구해 빅리그에 도전하게 됐다.

2022시즌 후반기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전까지의 활약이 워낙 실망스러웠던 만큼 후지나미의 메이저리그 계약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니즈(Needs)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선발 투수 영입을 목표로 움직이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후지나미에게 손을 내밀었고, 후지나미는 1년 325만 달러(약 44억원)의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의 후지나미 신타로./게티이미지코리아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의 후지나미 신타로./게티이미지코리아

일단 시작은 좋았다. 후지나미는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해 18⅔이닝을 소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의 훌륭한 성적을 남긴 끝에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재앙'이 시작됐다. 빅리그 첫 등판에서부터 2⅓이닝 8실점(8자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남기더니, 두 번째 등판에서도 4⅓이닝 만에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지나미는 시즌 세 번째 등판인 뉴욕 메츠를 상대로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네 번째 등판에서 2⅓이닝 8실점(8자책)으로 부진한 끝에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오클랜드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던 만큼 후지나미를 불펜 투수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후지나미는 5월 한 달 동안 11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0.50으로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급기야 오클랜드 팬들을 후지나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야 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오클랜드의 '골칫덩이'였던 후지나미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6월이었다. 후지나미는 10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더니, 7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볼티모어는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던 상황. 오클랜드에서는 34경기에서 5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8.57로 부진했던 후지나미는 볼티모어에서는 30경기에 등판해 2승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기며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후지나미는 3일 전까지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유일하게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일본인 선수였다. 하지만 메츠가 관심을 갖고 있던 메이저리그 통산 60홀드 13세이브를 기록 중인 완디 페랄타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하게 되자 시선을 돌려 후지나미와 계약에 합의하게 됐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의 후지나미 신타로./게티이미지코리아

오클랜드가 후지나미를 영입했을 당시에는 선발로서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이제 후지나미는 불펜 자원으로 분류가 되는 모양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후지나미의 계약에는 35경기에 등판하면 10만 달러(약 1억 3300만원), 40경기 25만 달러(약 3억 3400만원), 55경기 25만 달러, 60경기 25만 달러의 옵션이 붙어있다. 이를 모두 이행했을 때 비로소 8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분명 후지나미가 필요했던 까닭에 메츠가 손을 내밀었을 터인데,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후지나미가 FA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마이너리그행을 점쳤다. 그만큼 후지나미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모양새. 이적과 동시에 '강등설'에 휩싸였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후지나미는 구원 투수로 계약이 됐는데, 계약서에 특별한 문구가 없었다. 이에 후지나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을 때보다 몸값이 높아졌지만, 좋았을 때와 최악의 상황에서 큰 편차를 보여준 만큼 빅리그에서는 아직까지 후지나미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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