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꽂혔다" "조회수 650만"…요즘 '이 영상' 뜬다던데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제가 요즘 꽂혀서 보는 게 있는데 수학 문제 푸는 거거든요"
개그맨 조세호는 최근 웹예능 '핑계고'에서 취미로 유튜브를 통해 수학 콘텐츠를 즐겨본다며 "영상에 얼굴도 안 나오고 손으로 수학 문제 푸는 거다. 내가 그 문제를 풀 줄도 모른다. 이걸 왜 보나 한다. 근데 그 과정을 보는 게 그냥 재밌다"고 말했다.
최근 조세호처럼 수학을 잘 모르지만 유튜브를 통해 수학 문제 푸는 영상을 즐겨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학 풀이 영상 조회 수가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르고, 해당 영상엔 "예술품 감상하는 느낌" "'수포자'(수학포기자)인데 이상하게 재밌다"와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직장인 김모(35)씨는 "학교 다닐 땐 수학이 싫었는데 요즘 유튜브에서 수학 문제 푸는 걸 왜 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뭔가 힐링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처럼 수학 문제 푸는 영상이 대중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자 유튜브엔 '만년필로 푸는 수능 수학 ASMR' '모델이 풀어주는 미적분' 등 수학 문제 풀이에 미적 요소를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수학 풀이 영상에 신선함을 더했다는 평을 받으며 대중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수학 콘텐츠를 내세워 차별화에 나선 연예인도 있다. 방송인 홍진경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공부왕 찐천재'에서 중학교 수학을 공부하고 문제를 푸는 영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타 수학 강사' 정승제의 도움을 받으며 성실히 수학 공부하는 홍진경의 모습에 한 누리꾼은 "진경씨보고 자극되어서 50대 후반 아줌마도 중1 수학 다시 해볼까 합니다"라고 반응했다.
인터넷 방송인 슈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서울대식 수능 수학 풀이법'이란 50초 가량의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 650만‘ 대박을 터트리기도. 슈카가 2023학년도 수능 수학 1번 문제를 기발한 방식으로 풀어낸 것을 두고 누리꾼들은 "이렇게 푸는 거 상상도 못했다"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와 다르다"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대중들 사이에서 수학 문제 푸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내가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려고 하면 굉장히 골치 아프고 막막하지만 타인이 논리적으로 푸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 대신 쾌감을 안겨주니까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풀지 못하는 수학을 타인이 손쉽게 푸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대리 만족의 쾌감이란 스포츠 경기에서 스타 선수의 활약상을 볼 때 느끼는 짜릿한 감정과도 비슷하다. 정은경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수학풀이 영상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월성에 대한 욕구 때문인데, 이는 김연아의 경이로운 스케이팅을 보고 감탄하는 것처럼 타인의 뛰어난 수학 풀이 능력에 대한 감탄으로 영상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은경 교수는 "세대의 공통 경험 향유에서 오는 소속감도 수학 푸는 영상을 즐겨 보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수학이 어려운 지적활동이지만 대부분의 10대~40대까지는 수능이라는 공통 경험이 존재하기에 자신의 삶에서 경험했던 힘든 경험을 공유하고 거기서 탁월한 수행을 보이는 것에 대한 향수 혹은 경외 등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학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터. 윤초희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학을 어려운 교과목이 아니라 친근하고 재미있는 유튜브 컨텐츠로 접하는 것이니 동기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유튜브에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공부하는 느낌이 든다' '내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있다. 수학 문제 풀이를 보는 것 만으로 학습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윤초희 교수는 "수학은 비교적 구조화된 교과라 기초 지식이 있어야 다음 단계의 내용을 학습할 수가 있다"며 "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이 수학 풀이 영상을 본다고 해서 수학적 이해도가 향상한다든지 하는 인지적 효과가 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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