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한계 느꼈다” 한화 20세 스리쿼터 파이어볼러의 충격고백…문동주 떠올렸다[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나 자신에게 한계를 느꼈다.”
한화 이글스 스리쿼터 파이어볼러 김서현(20)은 데뷔 첫 시즌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선발과 불펜, 1군과 2군을 오가며 정체성을 확실하게 찾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1년차라면 자연스러운 일인데, 김서현은 확실히 자신에 대해 엄격하다.
김서현은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작년보다 좀 더 기복을 줄여야 하고, 좀 더 오래 1군에서 뛰고 싶다. 작년에도 그 생각이었는데 안 됐다. 마무리훈련 때 박승민 코치님과 보완할 점이 많았다. 지금도 운동할 때 그 생각을 하면서 한다. 작년보다 기량은 발전한 것 같 같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어떻게 힘들었을까. 김서현은 “돌아다닌다고 해야 하나. 선발로 갔다가 중간으로 갔다가, 내 정확한 자리가 없고 아직까지 애매하다 싶었다. 많이 돌아다녔다. 내 자신에게 한계를 느꼈다. 한계를 느끼다 보니 방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큰 벽에 부딪힌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제구 기복이 개선점이다. 이게 해결되면 선발로 가도 무방하다. 그러나 한화는 김서현이 1이닝용 셋업맨이 어울린다고 보고, 전문 불펜으로 육성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마무리를 꿰차면 한화 불펜이 매우 강해질 것이라는 게 최원호 감독 계산이다.
김서현은 “마무리훈련을 잘 했다고 하는데 부족했다. 그때도 제구가 덜 잡혔다. 박승민 코치와 함께 운동을 했는데 시간이 짧아서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없었다. 이제 좀 좋아졌다. 살도 7~8kg 정도 자연스럽게 쪘다”라고 했다.
1년 전 마무리 의욕을 내비친 것과 달리, 2년차 김서현은 마무리에 큰 관심이 없다. 프로라면 우선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잡고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서현은 “감독님과 셋업맨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1이닝씩 짧게 나가고 싶다. 중간에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계속 안정된 자리를 잡고 올해 1년을 작년보다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김서현에게 많은 선배가 격려했다. 김서현은 “2군 선배님들이 다 한 번씩 겪는 성장통이라며, 걱정 안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부족했다. 올해는 폼을 확실하게 고정하려고 한다. 신인왕 등 개인상에 관심을 갖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딱 하나. 자신처럼 1년차에 부상 및 부진으로 고전한 1년 선배 문동주가 2년차에 빵 뜬 것을 보고 약간 부러운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김서현은 “동주 형이 작년에 하는 걸 보고 신기했다. 1년만에 바로 저렇게 회복한 것이다. 배우고 싶었다”라고 했다.
김서현은 올해 1군에 잘 자리잡으면 1년 후배 황준서에게 도움도 주는 등 멋진 선배가 되고 싶은 의욕도 드러냈다. 그는 “준서는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팀도 함께 다녀왔다. 1군에 있다면 잘 알려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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