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누르고 도망'...포근한 주말에 추억놀이 삼매경
[앵커]
입춘(4일)을 맞아 모처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나들이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놀이를 체험할 민속촌이나 박물관이 북적였습니다.
안동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과거 주택가에서 흔히 보던 초록색 대문.
긴장한 모습으로 대문 안에 신문을 던지고는 초인종을 누릅니다.
초인종 누르기를 반복하자 대문 안에서 화난 남성이 뛰쳐나옵니다.
열심히 줄행랑을 쳐보지만, 얼마 못 가 붙잡히고 맙니다.
지금 같은 현관 인터폰이 없던 시절,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던 짓궂은 장난을 재연한 놀이입니다.
[김철의·신지현 / 경기 성남시 : 벨을 누르고 나서 심리전이 있잖아요. 달리기만 잘 뛰기만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물론 저는 통과를 했지만….]
달콤한 냄새가 나는 이곳은 추억 속 달고나를 만들어 보는 곳.
모양틀로 찍어낸 예쁜 무늬를 닮은 웃음꽃이 얼굴에 퍼집니다.
이곳은 1980년대를 재현한 거리입니다.
엄마 아빠는 추억을, 아이들은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눈썰매장에는 막바지 겨울 놀이가 한창입니다.
꽁꽁 싸맸지만, 겨울 끝자락 날씨에 땀이 송송 맺힙니다.
[석윤아·류지혁 / 경기 화성시 산척동 : (아이가) 들어오면서부터 신났더라고요. 막 뛰어서 들어왔어요. 눈썰매 탈 생각에…. 생각보다 따뜻해서 무장하고 왔는데, 좀 땀도 나고 놀면 더 더울 것 같아요.]
설을 앞두고 역사박물관에도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지금 세대에게는 낯선 모습이지만 70년 서울 토박이에게는 선명한 기억입니다.
[윤호기 / 서울 화곡동: 독립문 근처에 어렸을 때 살았는데, 거기는 서울 소위 말해서 사대문 안팎이거든요. 그때는 문 안 하고 문밖을 엄격하게 따졌어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배우게 됩니다.
[이준영 / 서울 은천동 : 전쟁이 무섭다고도 느껴졌고, 다시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입춘답게 어느덧 포근함이 느껴진 주말, 시민들은 추억을 경험하고, 역사를 아로새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정희인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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