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한 러시아 대사 초치… ‘尹 편향적’ 러 외교 대변인 발언 항의

조희연 2024. 2. 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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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논평을 낸 것과 관련해 정부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사진)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외교부는 3일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지노비예프 대사를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불러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최근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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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논평을 낸 것과 관련해 정부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사진)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외교부는 3일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지노비예프 대사를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불러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최근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차관보는 러시아 측에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지노비예프 대사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다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안보대비태세 점검 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그러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달 1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 ‘선제적 핵 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며 “이러한 발언은 DPRK를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그 동맹국들의 뻔뻔스러운 정책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과 갈등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당 발언은) 특히 끔찍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AP뉴시스
이에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하로바 대변인의 논평은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교부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국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혐오스러운 궤변”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무력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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