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도박 통로된 ‘가상계좌’…금감원 조사 착수 [탐사K]
[앵커]
금융거래 할 때 가상계좌 많이 쓰시죠.
일부 가상계좌가 불법 도박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걸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세력들이 가상계좌로 옮겨간 게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단독보돕니다.
[리포트]
이 50대 남성은 얼마 전 중학생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온라인 불법 도박에 중독돼, 일상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김○○/온라인 불법 도박 중독 학생 아버지/음성변조 : "기록을 보니까 100만 원을 딴 기록이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애가 미치죠. 그 때 2주 동안 학교를 안 갔어요."]
아들의 통장 거래 내역입니다.
만 원부터 많게는 20여만 원까지 하루에도 여러 번 입금했습니다.
모두 같은 한 은행 가상계좌를 이용했습니다.
[김○○/온라인 불법 도박 중독 학생 아버지/음성변조 : "며칠 사이에 가상계좌 중에서 다른 계좌가 19개나 발견됐다는 거는 얼마나 많은 가상계좌가 무분별하게 발급됐다는 거 아닙니까."]
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도 같은 은행의 가상계좌가 쓰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불법 도박 업자/음성변조 : "가상계좌는 지금 **은행하고 **은행하고 돌죠. (수수료는) 0.8에서 1%정도야."]
결제대행사를 통해 발급되는 가상 계좌는 문제가 생겨도 해당 계좌만 정지되기 때문에, 단속이 강화된 '대포통장' 대신 범죄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알찬/변호사/공익신고자 '도박없는학교' 대리인 : "가상계좌는 모계좌 하나 당 이론적으로는 무한대의 계좌가 발급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도 싸고 짧은 기간 이용했다가 다른 계좌로 교체하기도 용이합니다."]
공익신고를 받은 금융감독원은 해당 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 측이 문제점을 알고도 묵인하고 결제대행사와 계약을 유지해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해당 결제대행사 측은 "도박 사이트와 계좌 발급 계약한 적 없다"고 해명했고, 은행 측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조사해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결제대행사는 물론 다른 은행으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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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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