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이야,적이야? 후임 주리 틀고 스패너로 내리친 선임병

후임병에게 주특기를 교육한다며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주리틀기’까지 한 군 장병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종채)는 지난달 18일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21) 씨에게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월부터 2월 사이 후임병들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2월 20일 K-9 자주포 안에서 주특기 교육 훈련 중에 후임병의 주특기 능력이 저조하다는 이？ 주먹으로 왼쪽 옆구리를 5회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 뒤인 2월 27일에는 후임병 2명에게 K-9 자주포에 대한 문제를 낸 후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맞추지 못한 숫자만큼 때리겠다"고 했다. 그는 후임병들이 문제를 맞히지 못하자, 다른 선임병과 함께 주먹으로 후임병들의 팔 부위를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 날 오전 생활관에서 선임병, 동기 병사 등 2명과 함께 건조대 장대 2개를 가져온 뒤 의자에 앉힌 후임병의 두 다리 사이에 끼우고 비틀며 주리를 틀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실거리 포탄사격을 위해 K-9 자주포 안에서 사격 명령 대기 중이던 후임병의 어깨를 철제 스패너로 7회 내리치거나 생활관 내에서 후임병의 골반을 발로 차는 등의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선임병으로, 후임병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군 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와줘야 할 지위에 있지만 오히려 선임병의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인 피해자들을 폭행하는 등 피해자들을 괴롭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판결 이유에 대해선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