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번영 공헌에 감사"…파독 광부 60주년 기념식
[앵커]
지난해는 독일에 한인 광부들이 파견된 지 60년이 되는 해로, 한국 정부나 한인회 주축으로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독일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개최되지 못하다가 최근 열렸습니다.
비슷한 시기 광부로 일했던 독일인들도 참석해 한인 광부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우정을 나눴습니다.
김겨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해마다 약 4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올 만큼 세계적인 광산 박물관이 있는 독일 보훔.
1960년대와 70년대 국가와 가족을 위해 파견됐던 한인 청년 광부들의 땀이 서린 지역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한인 파독 광부 6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꼭 60주년이 된 지난해 열려던 행사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지다가 올해 초에야 성사된 겁니다.
한때 광산에서 청춘을 바쳤던 한인 광부들.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일동 / 1965년 파독 광부 : 많이 슬퍼요. 20대에 와서 내가 이제 80세가 넘으니까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은 정말 용감 있게 살았다 그 험한 길을 다 뿌리치고 내가 80세까지 살았다는 건 참 자랑스럽구나. 내가 우리 2세까지 3세까지 이렇게 뒀다는 거 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자랑스럽게 생각을 해요.]
[유상근 / 1971년 파독 광부 : 벌써 60년이 지났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60년 동안 과연 우리가 이루는 것이 무엇이냐 제일 먼저 자랑하고 싶은 것은 2세들이 독일 한인 독일 사회의 주류를 이루어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제가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동안에 우리가 건강하게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거 그것도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앞서 우리 정부나 한인회가 주최한 기념식과 달리 독일 정부가 마련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광부로 종사했던 현지인들도 참석해 한인 파독 광부의 역사를 되짚고 우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습니다.
[요하네스 겔링 / 전 독일 광부 : 오늘날 여기 독일에서 우리의 모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한국 광부들에게도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나라가 번영하고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도움이 됐습니다.]
[데니스 라트케 / 유럽의회의원 : 한인 광부들이 이곳 독일에서 한 일, 그들이 독일의 재건과 경제 기적에 기여한 공헌에 대해 독일에 있는 우리가 감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한 일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일에 이렇게 중요한 한인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한국어 노래 공연으로 유명해진 도르트문트 어린이 합창단과 광부 출신 현지인들이 한인 파독 광부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축하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테레사 랑에 / 도르트문트 어린이 합창단원: 우리는 '광산의 광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당시 광산에서 광부들이 일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광부들이 많이 모인 행사에서 우리가 이 노래를 불렀을 때, 우리가 이 노래를 불렀다고 사람들이 매우 기뻐했습니다.]
[허승재 / 주독일 한국대사관 본 분관장 : (파독 한인들이) 지난 60여 년간 워낙 열심히 사셨기 때문에 독일 지역사회와 굉장히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측과 같이 이런 분들의 사회 복지 수준을 좀 더 높이고 이분들이 젊은 시절을 바쳐서 노력하고 애써온 땅인 만큼 그만한 대가를 받고 누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게 낯설고 힘든 이국땅에서 조국과 가족을 그리며 기꺼이 땀 흘렸던 한인 광부들.
한국과 독일의 경제 발전, 그리고 양국 우정에 거름이 돼준 그들의 노고는 60년 세월을 넘어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겁니다.
독일 보훔에서 YTN 월드 김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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