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한 러 대사 초치…북핵 비판한 尹에 "혐오" 발언 엄중항의

[the300] 정병원 차관보, 지노비예프 대사 초치…러 외무부 대변인 발언에 유감 표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정부가 최근 북핵을 비판한 윤석열 대통령에 "편향적"이라고 발언한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발언과 관련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초치(招致)해 엄중 항의했다. 초치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외교적 사안에 대해 상대국의 대사 등을 청사 안으로 불러들이는 행위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병원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지노비예프 대사를 초치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최근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언급을 항의했다.

장 차관보는 "러측이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이에 지노비예프 대사는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다"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열린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 외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의 발언은 편향적"이라며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그 동맹국들의 뻔뻔스러운 정책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 발언은) 특히 혐오스럽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