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님의 나라’인줄 알았더니…선수들에게 콘돔 최초 제공한 올림픽이 서울? [여프라이즈]
그래서 간다. 여행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 이번 편은 스포츠 뿐 아니라 여행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콘돔’이 주제다. 야한(?) 주제로 칼럼 어그로 끈다는 댓글, 줄줄이 달릴 것 같아, 미리 말씀 드린다. .콘돔, 결코 음지의 물건이 아니라는 것. 당당한 지구촌 최고의 발명품임을 미리 강조해 드린다.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로 콘돔을 꼽았다. 하루 1억번이나 관계(?)가 이뤄지는 지구에서 이만큼 지구와 인간에 도움이 되는 물건은 없다는 설명. 자, 그렇다면 세계를 뒤흔든 발명품 콘돔과 스포츠, 여행은 도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스포츠와 콘돔의 ‘관계’부터 보자.
우선 이번 평창 청소년 올림픽에 대한 ‘변명’부터 해 드린다. 평창 조직위위원회 소속 의무팀이 무료 제공한 콘돔은 3000개. 강릉원주대 선수촌에 2500개, 정선 하이원 선수촌 의무실에 500개를 비치했다.
IOC는 성적 에너지와 호기심이 한창인 청소년올림픽 참가자들에게도 당연히 콘돔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하계 청소년올림픽, 2020 로잔 동계 청소년올림픽 조직위도 무상 콘돔을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청소년올림픽이라 2000~3000개 수준이지만 성인 올림픽에선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는 콘돔이 소비(?)된다.
브라질 리우올림픽 기간에 배포된 콘돔양만 따져보자. 무려 35만개의 남성용 콘돔과 10만개의 여성용 콘돔이 선수촌에 지급됐다는 것. 평균을 내보면 1일 1인당 2.5개의 콘돔을 사용했던 셈이다.
물론 다 그 용도(?)로 쓴 건 아닐 터. 일부는 ‘기념품’으로 스톡이 됐겠지만, 그래도 놀라운 숫자다.
여기서 잠깐. 알고 보면 깜짝 놀랄 일이 있다. 올림픽에 콘돔史가 등장하게 된 시발점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Q1. 콘돔, 다 쓰이는 걸까.
A. 한 언론사의 증언(?)을 참고하면 능히 짐작은 할 수 있다. ESPN의 보도. “금욕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올림픽은 199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마치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피임약을 주문하면서 그런 이미지를 깨뜨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7만개의 콘돔이 모자라 2만개를 추가해야 했다.”
Q2. 관계(?)와 선수들의 경기력과 ‘관계’는.
A. 과학적인 데이터가 있다. 캐나다 연구팀이 의학전문지인 ‘Clinical Journal of Sport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성관계가 악력, 균형감각, 순발력, 유산소운동 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게 결론이다.
Q3. 올림픽에서 콘돔을 맨 처음 나눠준 강심장 나라는.
A. 놀랍게도 서울올림픽. 당시 서울올림픽에서 배포된 콘돔 숫자는 8500개. 더 흥미로운 건 이때 콘돔양이 확실히 부족했다는 것. 4년 뒤인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무려 9만개가 배포됐으니깐.
어떤가. 올림픽사는 그야말로, 콘돔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행업과 콘돔의 ‘관계’는? 계속 ‘해’ 보자.
여행 ‘시그니처’로 콘돔을 밀었다 논란이 된 사례는 흔하다.
콘돔의 개발자로 알려진 사람은 폴란드의 화학자 즐리우스 프롬. 130여년 전 프롬이 콘돔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폴란드에선 코닌에서 ‘콘돔 기념비’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콘돔 발명자를 기리고자 남자의 성기를 닮은 기념비가 코닌에 세워졌던 것. 기념비 상층부에는 콘돔이 씌워져 있다. 하지만 피임을 허용하지 않는 천주교 등 반기를 든 것. 지역 주민들 역시 곱지않은 시선으로 기념비를 바라보기는 마찬가지.
기념비를 설치한 민간단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향후 콘돔 박물관도 구상하고 있다.
세계 콘돔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태국 방콕에선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전 ‘콘돔 레스토랑’과 ‘콘돔 박물관’으로 시끌벅적 했던 적이 있다.
방콕시 번화가인 스쿰비트로 12가에 둥지를 큰 이 레스토랑은 내부가 콘돔 상징 물건들과 콘돔이 그려져있는 각종 포스터로 장식돼 있다. 퇴폐적이거나 저속한 느낌이 들지 않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중장년 부부에서 신혼부부, 데이트 커플 방문이 이어진다. 보호자 동석의 미성년 어린이도 즐겨찾을 정도.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한번쯤은 찾아가 볼만한 명소로 꼽혀 고객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다.
이 레소토랑의 시그니처는 전시다. 미국을 비롯 세계 각국의 다양한 콘돔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식사를 마친 고객들이 나서는 입구에는 껌이나 박하사탕 대신 콘돔을 비치, 1인당 1-3개씩 가져가도록 한다. 고객층이 서양인과 동양인 등 다양한 점을 감안해 동양인용과 서양인용 등 두 종류를 상자에 담아놓고 사이즈별로 선택토록 한 것도 매력이다.
‘콘돔 룸’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족계획 운동가이자 에이즈퇴치 운동가로 94년 막사이사이상(공공봉사부문)을 수상했으며 ‘미스터 콘돔’ 또는 ‘콘돔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미차이 위라와이댜씨(前 태국 정부대변인)가 한손에 갖난 아기를,다른 한손에 콘돔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의 대형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태국 북부 논타부리 지역에선 ‘콘돔박물관’이 도마에 오른다. 설립자 메카이 비라바이드야는 일명 ‘콘돔 왕’으로 불린다. 콘돔박물관은 논타부리 지역 하수처리공장 뒤쪽에 위치해 있다. 출입 시 정부의 허가가 필요해 은밀하게 알려진 곳이다.
전시장 내부는 작은 방 2개로 이뤄져 있다. 한쪽 방에는 세계 각 국의 다양한 콘돔들이 색상별로 전시돼있으며, 나머지 방에서는 콘돔의 강도와 내구성을 실험할 수 있다.
해외 뿐 아니다. 국내에서도 콘돔이 늘 관심사다. 콘돔 얘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호텔이 있다. 워커힐로 통합된, 서울 강동구의 W호텔이다.
일반 모텔에야, 콘돔이 방마다 비치돼 있지만, 특급호텔엔 콘돔이 없다.
놀랍게 5성급 호텔에서 모텔처럼 콘돔을 나눠줬던 간큰 일을 벌인 곳이 W호텔이다. 아예 어메니티에 슬쩍 하나씩 끼워줬던 것.
콘돔 전시회가 열린 적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서울 종로 역사박물관에서 8월 말까지 개최했던 대한민국 역사전시회다. 놀랍게 가장 인기를 끈 포인트가 ‘콘돔의 역사’. 당시 보건사회부가 가족계획으로 나눠준 콘돔 브랜드가 ‘로-즈텍스’였고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는 표어 아래엔 여성용 콘돔 ‘루프 피임법’을 장려하는 내용도 등장했다.
경주 제주를 포함해, 일부 지역에선 ‘러브’와 ‘성’ 박물관까지 등장해, 꿋꿋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으로 꼽힌 콘돔. 팬데믹을 거치며 초토화 된, 여행 관광업을 살리는 불가사의한 일을 저지를 지도 모르겠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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