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고기 엄두 못낸다...중국인들, 춘제 다가와도 소비 뚝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를 앞두고 명절 인기 음식인 돼지고기 소비량이 급감, 중국의 심각한 경제난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가 3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춘제 연휴 시작을 일주일 앞두고 중국 현지에서 만난 상인들은 돼지고기 판매가 뚝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베이징 신민시장의 상인 우아이전씨는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 대비 20% 하락했는데도 판매량이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수개월간 둔화해온 중국의 돼지고기 수요가 최대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여전히 약하다”고 했다.
컨설팅회사 상하이 JC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는 약 5400만t으로 1년 전 대비 100만t 줄었다. 올 들어서도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것은 장기간 계속된 고물가와 경기 부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덩컨 리글리는 “지난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중국에서 외식 인구가 급증했음에도 돼지고기 수요는 명백히 공급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다. 세계 돼지고기 소비·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 돼지고기 수요 위축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는데, 돼지고기값이 1년 전 대비 26.1% 떨어진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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